주당가치↑·지분부담↓…매각 여건 개선
인수자 부담 줄여 매각 협상 유리해질 듯
![여의도 HMM본사 앞으로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이충우 기자]](https://wimg.mk.co.kr/news/cms/202508/14/news-p.v1.20240207.1f03720577e440b48adfa77fc16ea68d_P1.jpg)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이 2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올 1월 발표한 주주환원 계획의 구체적인 실행 시점을 확정한 것이다. 전체 지분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정부 측 보유분을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이다. 해운업계는 이를 HMM이 정부 지분 축소에 나서며 민영화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HMM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공개매수·소각 안건을 전격 의결했다. 자사주 매입 규모는 2조1400억원이다. 당초 HMM은 올해 주주환원 재원으로 2조5000억원을 책정했다. 올 1월 결산배당 5286억원을 감안하면 이번 자사주 소각으로 올해 계획했던 주주환원 재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HMM은 이사회 결의 후 30일 안에 공개매수 청약을 받고 50일 이내에 소각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공개매수에는 HMM 지분 36.02%를 쥔 최대주주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지분율 35.67%)가 참여한다. HMM은 전신인 현대상선이 경영난에 빠지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출자전환에 나선 2016년 이후 처음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것이다.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전경. [매경DB]](https://wimg.mk.co.kr/news/cms/202508/14/news-p.v1.20250814.81a27938786149738cf917c3451c2686_P1.png)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공개매수에 참여해 HMM에 넘긴 지분은 소각·소멸되기 때문에 향후 인수 희망자가 매입해야 할 물량이 줄어 거래 부담이 완화되고 매각 협상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한편 정부가 밸류업 정책 강화에 힘을 싣는 가운데 HMM이 대대적인 자사주 소각에 나서며 다른 대형 상장사로 주주환원 강화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자기주식을 시장에서 사들인 뒤 없애는 조치다. 주식 수를 줄여 주주 지분 가치를 높이는 직접적인 주주환원 수단이다. 주식 수가 줄면 주당순이익(EPS)이 올라가고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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