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8%)·에어부산(7%)·진에어(7%) 급등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진입하면서 원화 강세 수혜주인 항공주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7.86% 오른 2만2650원에 마감했다. 에어부산(7.09%), 진에어(6.92%), 제주항공(4.58%)도 동반 상승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398.25원으로 마감, 종가 기준 약 5개월만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원화 강세 수혜주인 항공주에 투자심리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기 대여, 항공유 등을 달러로 지불하는 항공사 특성상 환율이 하락하면 구매 비용이 줄어 수익성 향상에 일조하기 때문이다.
항공주는 환율 하락과 더불어 유가 하락 수혜도 함께 받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7.13달러에 마감해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IPEC+이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로 합의한 영향이다. 유가가 하락하자 항공유 비용 부담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항공업 주가가 저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항공주 주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에 대한 과도한 우려보다 국내 항공 여객 수요의 견조한 증가세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종목별로 차별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는 무안공항 사고 여파로 겨울 성수기 모멘텀이 크게 훼손됐다”라면서도 “다만 원/달러 환율이 꺾인 만큼 대한항공 주가는 바닥이라고 판단한다. 대한항공 역시 올해 별도 영업이익이 감소하겠지만, 이를 감안해도 2025년 전망 주가수익비율(PER)은 5배에 불과하다”라고 평했다.
일반적으로 2분기가 항공업계 비수기로 여겨지는 만큼 보수적인 접근을 권하는 분석도 나온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하며 “항공업의 비우호적 환경의 단기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하반기 운항 정상화 및 여름 성수기, 글로벌 정세 완화 등을 기대하며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원화강세, 유가하락 ‘쌍끌이’ 외부 호재에도 이 같은 경계심리에 8일 항공주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전일 대비 대한항공은 0.44%, 에어부산은 0.68%, 진에어는 1.77%, 제주항공은 2.26% 내려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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