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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어머니’ 광고모델 썼더니 中서 대박...‘K뷰티’ 어디?

‘오가나셀’, 76세 현역 모델 메이 머스크와 ‘완벽 케미’

  • 박수호
  • 기사입력:2025.04.27 14:57:00
  • 최종수정:2025-04-29 11: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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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나셀’, 76세 현역 모델 메이 머스크와 ‘완벽 케미’
오가나셀 화장품 모델에 기용된 메이 머스크(좌)와 화장품 브랜드 창업자 오가나 원장(오가나셀 제공)
오가나셀 화장품 모델에 기용된 메이 머스크(좌)와 화장품 브랜드 창업자 오가나 원장(오가나셀 제공)

일론 머스크.

억만장자이자 스타 CEO로 통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그를 홀로 키워낸 이가 있다. 그의 어머니, 메이 머스크(Maye Musk, 76세)다. 메이 머스크는 아들 못지않은 유명 인사로 70대의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현역 모델이다. 영양학 석사 학위 두 개를 보유한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특히 그의 자서전 ‘여자는 계획을 세운다(A Woman Makes a Plan)’는 중국판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화제를 모았다. 가정 폭력과 이혼의 아픔을 딛고 세 자녀를 세계적인 인물로 키워낸 그의 이야기는 일과 육아, 자기 계발을 병행하는 중국 도시 여성들에게 강력한 동기 부여와 공감을 선사했다. 중국 소셜 미디어 샤오훙슈와 더우인에서 수십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며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모습이 이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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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얘기는 여기까지.

더 주목해볼 곳이 있다. 메이의 이런 상품성(?)을 알아보고 전략적으로 광고 모델에 기용한 K뷰티 브랜드, 오가나셀(OganaCell)이다. 오가나셀(OganaCell)은 피부과 전문의인 오가나 원장이 직접 개발한 화장품 브랜드다. 오 원장은 국내 유명 클리닉 ‘오가나셀피부과의원’을 이끌면서 수십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오프라이드’, ‘피부원정대 오가나셀’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이런 배경 덕에 오가나셀 화장품은 처음에는 피부과 고객 위주로 주문량이 늘기 시작했다. 사용 후기가 쌓이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점차 해외 수출까지 영역을 넓혔다. 특히 프리미엄 화장품에 눈을 뜨기 시작한 중국에서는 ‘한국 피부과 전문의 개발’이라는 차별점이 주목받으며 조용하지만 꾸준히 수출량이 늘고 있었다.

최근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오가나셀 클린저, 마스크팩(오가나셀 제공)
최근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오가나셀 클린저, 마스크팩(오가나셀 제공)
최근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오가나셀 클린저, 마스크팩(오가나셀 제공)
최근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오가나셀 클린저, 마스크팩(오가나셀 제공)

오가나 원장은 이와 관련해 “과거 중국 시장이 단순히 ‘한국에서 만든 제품’(K뷰티)에 초점을 맞췄다면, 한한령 이후에는 ‘한국 피부과 전문의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했는지’와 같이 전문성과 신뢰도를 따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메이 머스크’라는 날개를 달면서 그 성장세가 드라마틱하게 치솟았다. 오가나 원장이 본인 유튜브 계정에 최근 메이 머스크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다는 소식을 내보내자 삽시간에 국내외 유통가, 특히 중국에 그 소식이 퍼져나갔다.

오가나 원장이 유튜브채널을 통해 모델 기용 소식을 알리자 특히 중국에서 반응이 뜨겁다.(오가나셀 제공)
오가나 원장이 유튜브채널을 통해 모델 기용 소식을 알리자 특히 중국에서 반응이 뜨겁다.(오가나셀 제공)
오가나 원장이 유튜브채널을 통해 모델 기용 소식을 알리자 특히 중국에서 반응이 뜨겁다.(오가나셀 제공)
오가나 원장이 유튜브채널을 통해 모델 기용 소식을 알리자 특히 중국에서 반응이 뜨겁다.(오가나셀 제공)

4월 들어 한달 새 중국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오가나셀 프리미엄 라인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급증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왕홍 라이브 커머스에서는 믿기 어려운 판매 기록도 나왔다. 일례로 왕홍 ‘웨이슈에(Weishue)’는 오가나셀의 ‘더마알엑스 클렌저’ 1만개를 단 50초만에 매진시켰으며 ‘바이오액티옴 비타토닝 하이드로겔 마스크’ 역시 2분 만에 9999개를 ‘완판’하는 기염을 토했다. 메이 머스크와의 협력이 촉발한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 상승이 왕홍 마케팅과 결합되면서 일으킨 시너지 효과다.

메이 머스크 기용 왜?

오가나 원장은 왜 메이 머스크를 모델로 택했을까.

오 원장은 “단순한 슈퍼모델이 아닌 영양학자이자 작가, 그리고 세 아이의 어머니로서 70대에도 당당하게 활동하는 현대 여성의 롤모델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오가나셀의 브랜드 철학이 나이와 무관하게 자신을 사랑하고 삶에 확신을 가진 메이 머스크의 삶과 완벽하게 부합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메이 머스크 역시 오가나셀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매우 만족했다는 후문. 오가나셀 측에 따르면 메이 머스크는 ‘더마알엑스 클렌저’에 대해 자극 없이 부드럽게 세정되면서도 피부가 촉촉하고 상쾌하게 정돈되는 점, 민감한 피부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칭찬했다. ‘바이오액티옴 비타토닝 하이드로겔 마스크’에 대해서는 단시간에 피부를 진정시키고 생기를 불어넣는 효과에 감탄하며 “집에서 경험하는 프리미엄 스킨케어” 같다고 호평했다. 머스크 출연 광고가 아직 나오지도 않았지만 해당 모델의 이런 진솔한 제품 경험과 긍정적인 반응이 중국 소비자 사이에 알려지면서 더욱 강력한 구매 동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오가나셀 관계자는 “실제 메이 머스크가 출연하는 광고, 이벤트는 5월 중순부터지만 중국 소셜미디어 언급량과 바이두(Baidu) 검색 지수는 이미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 행사에서 본인의 중국판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메이 머스크(메이 머스크 인스타 계정 캡처)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 행사에서 본인의 중국판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메이 머스크(메이 머스크 인스타 계정 캡처)

이는 생산 현장에서도 감지된다.

바이오던스 등 유명 마스크팩 생산업체로 이름을 날리는 화장품 ODM업체 ‘엔코스’는 최근 오가나셀 마스크팩 등 주요 제품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엔코스의 월간 최대생산량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홍성훈 엔코스 대표는 “한국, 중국 공장이 모두 풀가동”이라며 “오가나셀의 최근 주문량 급증 역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주창한 내러티브 경제학(Narrative Economics) 관점에서 볼 때 오가나셀의 이런 모델 기용 전략이 매우 영리하고 효과적이라고 분석한다.

경영 컨설팅 회사 사이먼쿠처코리아의 노정석 대표는 “메이 머스크의 자서전이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그의 삶 자체가 강력한 서사(Narrative)가 됐다”며 “오가나셀이 추구하는 ‘피부 본연의 힘 회복’, ‘시간에 흔들리지 않는 아름다움’과 같은 메시지가 메이 머스크의 인생 스토리와 만나 소비자의 감성적 공감을 강력하게 이끌어냈다”고 진단했다. 이는 전통적인 광고 효과를 넘어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연결감을 단시간에 형성하며, 특히 왕홍과 같은 인플루언서를 통한 즉각적인 구매 전환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파급력을 가졌다는 분석이다.

오가나셀은 향후 인공지능(AI) 기반 피부 진단 솔루션과 연계한 맞춤형 더마 코스메틱 플랫폼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환경 친화적 패키지 개발, 새로운 제형(클린 포뮬러) 확대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가치 실현에도 힘쓸 예정이다. 오가나셀이 메이 머스크와의 성공적인 협업으로 얻은 폭발적인 추진력을 발판 삼아 글로벌 K뷰티 시장에서 어떤 도약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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