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 공화점의 정점에 선 줄리어스 시저. 전쟁에서 승리하고 민중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그는 점점 신격화되며 황제의 자리에 다가간다. 그러나 원로원과 귀족들에게 시저의 존재는 위험 그 자체다. 그를 막지 않으면 로마의 자유가 사리질 것이라는 두려움에 원로원 의원 브루터스, 카시우스 등은 시저 암살을 결의한다. 시저의 죽음 후, 과연 로마는 다시 자유를 얻었는가? 시저 없는 공화국을 꿈꿨던 암살자들은 예상치 못한 현실과 마주한다. 혼란 속에서 민중은 다시 지도자를 원하게 되고 시저의 후계자 안토니우스와 시저의 피를 물려받은 옥타비아누스가 새로운 권력 다툼 끝에 새로운 시저가 재탄생한다.
극은 이상과 현실, 정치적 명분과 인간 야망, 그리고 역사의 순환을 파헤치며 묻는다. ‘죽음으로도 사라지지 않는 권력의 그림자 속에서, 로마는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라고.
시저의 암살은 유명하다. 하지만 그 이후 로마 원로원, 즉 시저의 암살자들은 그들이 꿈꾸던 세상을 만들었는가. 역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시저의 후계자격인 옥타비아누스부터 로마는 사실상 황제정의 시대로 접어든다.

오세혁 작가는 “처음부터 ‘권력’이라는 단어를 생각했다. 권력을 지키려는 자, 빼앗으려는 자, 올바른 권력을 만들려고 싸우는 자의 이야기라 생각했다. 원작을 읽으면서는 ‘비극’에 대해 생각했다. 저마다 로마, 정의를 외치며 모두가 모여들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정의와 로마는 달랐던 것 같다”며 “시저가 암살당하는 순간, 이후에 암살자들의 운명이 변화하는 순간이 가장 강렬하다 생각했다. 시저라는 씨앗을 가지고 만드는 것이 좋겠다 싶어 재창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정 연출은 “한 명의 목숨값으로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예전 로마의 이야기지만 지금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한 인간의 힘이 도대체 어디까지 도달하고, 아래로 추락하면서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라는 말로 연출의 변을 대신했다.
극은 수천 년 전 로마를 무대에 재현하지만 극의 메시지는 현대를 직격한다. 모두가 국민, 민의, 통합, 정의, 공정을 외치지만 그것이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것과 동일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또 유승호, 손호준의 무대 위 연기를 보는 것도 이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하나의 즐거움이다.
장소: 서강대학교 메리홀
기간: ~2025년 7월 20일
시간: 화~금요일 8시 / 토, 일, 공휴일 3시
출연: 시저 – 김준원, 손호준 / 카시우스 & 안토니우스 - 양지원 / 브루터스 – 유승호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토브씨어터컴퍼니]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83호(25.06.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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