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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대모’의 은밀한 사생활...여성과 뒤섞여 있는 아내를 본 남편, 결국[사색(史色)]

  • 강영운
  • 기사입력:2025.06.10 13:00:00
  • 최종수정:2025-06-10 15: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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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97]아내에게 애인이 생겼습니다. 정신적인 교감을 넘어 육체적 관계까지 맺은 사실을 알아버렸습니다. 하늘이 노래지고, 삶의 균형감각이 무너질 법도 한데, 외려 후련한 마음입니다. 아내에게 지독한 정신병이 있어서였습니다. 극심한 우울감에 음식도 대화도 거부한 게 며칠째. 생기가 도는 표정이 얼마 만인지. 신혼 때 봤던 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불륜’ 상대는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여자였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동성연애에 빠진 것이었습니다. 남편은 생각합니다. 이 불륜 관계가 오래가기를. 그녀의 행복이 지속되기를.

동성연애에 빠진 유부녀의 이름은 버지니아 울프. 오늘날 페미니즘의 ‘성경’으로 통하는 ‘자기만의 방’을 쓴 영국 작가였습니다. 울프 부부의 삶은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났지만, 문학의 영토를 넓힌 비료였습니다.

“여성에게도, 자기만의 방과 자기만의 펜이 필요해.” 1902년의 버지니아 울프.
“여성에게도, 자기만의 방과 자기만의 펜이 필요해.” 1902년의 버지니아 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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