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휘황찬란한 호텔들과 카지노, 공항 접근성 등 라스베이거스를 그대로 옮겼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차이점도 있다. 마카오는 약 90년 역사를 지닌 라스베이거스를 20년 만에 만들었다. 2007년에는 도박 매출에서 라스베이거스를 뛰어넘었다. 세상에 모방 없는 창조는 없다. 더구나 잘 따라 하면 칭찬도 받을 수 있는 법이다.
마카오처럼 말이다.
24시간 불밝히는 마카오
지난 3월 한 여행업체의 연구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는 '여행 스트레스가 가장 높은 도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길거리의 코를 찌르는 대마 냄새와 곳곳에 누워 있는 노숙자, 사진 찍어준다면서 팁을 강요하는 사람들. 동양인으로서 갑자기 인종차별을 당하진 않을까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다녔지만, 마카오는 어깨를 움츠릴 기미도 주지 않았다.
마카오에서는 그런 공해를 느낄 수 없었다. 실제로 마카오 여행 만족도는 라스베이거스보다 높다. 화려한 금빛 호텔들과 깍듯하게 대해주는 직원들. 식사 마치고 나오면 직원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주려고 앞까지 나올 정도다. 직원 대부분이 영어를 구사해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다. 이곳에선 누구나 이방인으로서 존중받는다.


마카오 코타이 지역은 호텔 구경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국적인 호텔이 줄지어 있어 도보로 '부루마불' 게임을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더 파리지앵 △베네시안 △런더너 △칼 라거펠트 등 휘황찬란한 호텔들은 중세시대 유럽을 방불케 한다. 개성 넘치는 신상 호텔들이 들어서면서 마카오의 볼거리도 더욱 풍성해졌다.
'중국이 만든 유럽'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코타이 호텔 용지에 시각적 충격을 준 호텔이 하나 있다. 모르페우스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건축가로 알려진 자하 하디드의 유작이다. 교과서 속 '30년 후의 미래 도시' 삽화를 떠올리게 하는 철골과 건물 중앙 아트리움 구조가 그 특징이다.
로비에 첫발을 내디딘 투숙객들은 하나같이 머리를 꺾어 천장을 보느라 바쁘다. 호텔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곳은 로비, 모르페우스는 '엘리베이터'로 승부수를 던졌다. 골격의 유리 조각이 천장을 감싸는 로비 양쪽엔 42층을 오가는 유리 엘리베이터가 움직인다.

호텔 직원의 명찰 위엔 자랑스러운 포브스 5성 배지가 달려 있다. 패드로 조정 가능한 조명, 커튼과 함께 천장에 설치된 스피커는 가슴을 울리는 음질을 자랑한다. 욕실에도 스피커가 있어 반신욕과 함께 음악 감상을 하면 오감이 살아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목욕 후 노곤해진 몸을 100% 구스다운 침대에 눕히면 금상첨화다.
5년 만에 복귀한 세계 최대 워터쇼마카오가 라스베이거스를 완벽히 재현하기 위해 부족했던 2%는 '쇼'였다. 하지만 오는 5월 세계 최대 워터쇼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의 복귀로 그 빈틈이 채워질 예정이다.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270도 원형 극장에서 △애크러배틱 △다이빙 △수중 스턴트 등을 선보이는 세계 최대 규모 수상 공연이다. 초기 공연에 들어간 투자금은 20억위안(약 4020억원) 이상으로 단연 '자본의 힘'이 느껴진다. △올림픽 선수 △안무가 △기술 전문가 등 섭외와 아파트 6층 높이의 무대장치, 최첨단 무대 기술 도입 등이 그 이유다.

공연장은 PADI 다이버 기관에서 인정을 받은 세계에서 가장 큰 수중 극장 중 하나다. 폭 50m, 깊이 9m에 달하며 370만갤런(약 1400만ℓ)의 물이 담긴다. 11개의 무대 리프트를 사용해 약 1분 만에 물을 전부 뺀 다음 육상 공연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공연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문화의 다양성이다. 출연진은 △미국 △중국 △태국을 포함한 약 30개국에서 왔다. 주인공의 인종도 다르다. 아시아인 주연의 글로벌 공연이 흔치 않아 더욱 마음이 갔다. 팔각정이나 다양한 전통 의상에서 영감을 받은 무대의상 등 흥미로운 요소도 많다.
▷ 마카오 여행 100배 즐기는 법
1 마카오 대표 기념품은 단연 육포. 하지만 육류 및 육가공품에 해당하는 육포는 한국 반입이 불가하다.
2 마카오 비행편은 저녁 출발 항공편이 많아 금요일 퇴근 후 바로 떠나는 '주말 무연차 여행'이 가능하다.
3 마카오 갤럭시 호텔, 더 런더너, 윈 팰리스에선 무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규모가 크고 화려해 필수 코스 중 하나니 놓치지 말자.
[마카오 문서연 여행+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