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남동부의 오베르뉴 론알프 지역은 파리가 속한 일드프랑스 다음으로 프랑스에서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많은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스키, 골프 등 아웃도어 레저 여행객들에게 꿈의 여행지로 불린다. 여자 프로 골프 메이저 대회가 열리는 에비앙, 스키 리조트를 갖춘 샤모니몽블랑, 보졸레 누보 와인의 산지이자 150개 이상의 고성이 자리한 보졸레, 동화 같은 분위기의 작은 마을 안시 등은 한국 여행객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주도 리옹은 파리에서 TGV로 2시간 거리며, 프랑스어로 '사자'를 뜻하는 단어와 철자가 같아 '사자의 도시'로도 불린다. 고대 로마 유적지 푸르비에르 언덕에서부터 르네상스풍의 올드타운, 현대적인 콩플뤼앙스 지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건축 양식을 담고 있어 마치 살아 있는 박물관 같다.
리옹은 오랜 세월 프랑스 미식 문화를 대표해온 도시다. 북쪽으로는 부르고뉴 지역의 포도 농장이 있고, 남쪽으로는 지중해 근처 프로방스, 마르세유 지역 특산품 덕분에 풍부한 미식 경험이 가능하다. 전통 가정식 부숑을 비롯해 미슐랭 스타 셰프, 창의적인 젊은 셰프들의 식당까지 4000여 개에 달하는 레스토랑이 자리한다.
세계 최초의 영화를 촬영한 뤼미에르 형제를 기리는 뤼미에르 박물관을 비롯해 실크 직조 및 프린트 기술을 선보이는 공방 등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기도 하다. 1852년부터 시작한 빛의 축제는 매년 겨울 리옹을 수많은 조명과 퍼포먼스로 장식한다.
푸니쿨라를 타고 푸르비에르 언덕 꼭대기에 올라가 리옹 전경과 몽블랑 감상하기, 리옹 구시가지와 크루아 루스 골목길에 숨어 있는 비밀 통로 '트라불'을 탐험하기, 자전거를 타고 론 강변을 따라 달리다 인근 카페서 커피 한잔 하기. 리옹을 방문한다면 이 세 가지는 꼭 잊지 말고 경험해보자.

제18회 '랑데부 프랑스' 관광 박람회는 지난 1일부터 이틀간 리옹에서 열렸다. 랑데부 프랑스는 프랑스 관광의 국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관광 콘텐츠를 세계에 소개하기 위해 프랑스 관광청이 매년 주관하는 행사다.
이번 랑데부 프랑스 박람회에선 세계 62개국에서 온 817명의 여행업 관계자들과 704개의 현지 업체 관계자를 포함해 총 1950명이 참가해 여행 트렌드와 신규 정보를 공유했다. 한국에서는 하나투어, 한진관광, 노랑풍선, 샬레트래블 등 34곳의 여행사가 참여했다. 행사는 오랜 파트너십을 이어온 프랑스 대표 항공사 에어프랑스와 13개 지역 관광청 등이 협력해 준비했다. 메인 행사 전에는 총 28가지 테마의 팸투어를 통해 400여 명의 여행사 및 미디어 관계자들이 프랑스 오베르뉴 론알프 지역의 다채로운 관광 자원과 매력을 직접 체험했다.
'미식의 도시' 리옹에서 주최하는 만큼 리옹 자연사박물관에서 1일 저녁 열린 환영 행사에서도 셰프들의 개성을 담은 요리가 돋보였다. 참가자들은 리옹의 로컬 셰프들이 선보이는 핑거 푸드를 즐기며 박물관의 특별전을 관람했다.
관광 박람회는 리옹의 대표적인 전시 공간인 알 토니 가르니에에서 개최했다. 이틀 동안 총 2만8100여 건의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졌다. 지난 2일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는 지난해 프랑스 관광업 실적과 올해의 주요 일정 및 목표를 발표했다.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지난해 약 1억명의 해외 여행객이 프랑스를 방문했고, 국제 관광 수익은 약 710억 유로(약 116조4847억원)였다. 특히 파리올림픽 및 패럴림픽 기간에 경기가 열린 프랑스 전역에 총 790여 만 명의 팬들이 방문해 경기를 관람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2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다시 대중에게 개방되면서 올해 다시 많은 이들을 파리로 찾아오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프랑스 항공권 구매 현황으로 봤을 때 상위권에는 미국, 캐나다, 스페인, 영국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은 7위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로랑 코르미에 오베르뉴 론알프 지역 관광청 대표는 "미식 도시로 잘 알려진 리옹을 비롯해 자전거 루트, 하이킹, 골프, 스키 같은 액티비티 등 우리 지역의 다채로운 매력을 보일 수 있어 기쁘다"며 "지속가능한 여행 트렌드에 따라 한 지역에 오래 머물며 다양한 체험을 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추천하고 싶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랑데부 프랑스 개최지는 니스로 선정했다. 니스가 속한 프로방스 알프 코트다쥐르 지역은 반고흐, 고갱, 피카소 등 예술 거장들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하는 '아트 로드'로 유명하다. 야닉 르 마가듀르 프로방스 알프 코트다쥐르 지역 관광청 마케팅 이사는 "니스에는 다양한 레벨의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호텔이 즐비해 많은 관광객들이 다양한 경험을 누리길 바란다"며 "한진관광에서 매년 마르세유 직항 전세기를 띄우고 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중국동방항공에서 중국 상하이와 마르세유를 잇는 직항편을 운영해 한국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우리 지역을 찾아와 여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랑데부 프랑스에 5번 넘게 참가했다는 강승희 샬레트래블 대표는 "올해도 미팅을 통해 예상치 못한 프랑스의 숨은 보석 같은 여행지를 알게 돼 유익했다"며 "프리투어와 매일 저녁 열린 갈라 디너 행사를 통해 리옹 및 오베르뉴 론알프 지역의 매력을 만끽했다"고 밝혔다.
[리옹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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