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킨지 최근 보고서를 보면 이런 변화가 얼마나 극적인지 알 수 있다. 2023년 AI 봇은 콜센터 직원 옆에서 데이터를 정리하고 답변 초안을 제안하는 보조 역할에 머물렀다. 하지만 2025년 MCP 기술을 갖춘 AI 에이전트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고객과 직접 대화를 나누면서 동시에 재고 시스템을 확인하고, 결제를 처리하고, 물류팀에 배송 지시까지 내린다. 게다가 A2A 기술 덕분에 여러 AI 에이전트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마치 숙련된 팀처럼 협업한다. PwC의 글로벌 CEO 설문조사에서도 AI 에이전트가 MCP를 통해 ERP 같은 기존 시스템과 완전히 통합되면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 자체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업무보조 역할을 넘어 'AI 직원'으로서 새로운 역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MCP 기반의 AI 직원들은 기존 업무 시스템과 완벽하게 통합돼 마치 오래 근무한 숙련된 직원처럼 능숙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A2A 협업을 통해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AI 직원들이 한 팀이 돼 복합적인 문제에 대한 최선의 해답을 찾아낸다. 물론 완벽할 수는 없다. AI 에이전트 간에 잘못된 정보가 퍼지거나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결정이나 전략 수립, 그리고 윤리적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는 여전히 인간의 지혜와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기업들은 AI 직원을 단순한 효율화 도구가 아닌 조직의 핵심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MCP를 통한 시스템 통합과 A2A 협업 환경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면서 동시에 이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다만 AI 에이전트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과거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컴퓨팅의 도입 과정에서 봤듯이 혁신적 기술의 진정한 가치는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드러나므로 성급한 기대보다는 단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인간 직원들 역시 AI 직원들과 협업하는 능력을 키우고,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고유한 인간적 역량을 계속 발굴해야 한다.
AI 에이전트의 진화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우리가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한때 질문에 답해주는 비서였던 AI가 이제는 함께 전략을 세우는 동반자가 됐다. 이런 변화 속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들과 어떻게 더 나은 협업을 만들어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두려움보다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마인드셋이 필요하다. AI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실현해내는 기업들이 미래 시장의 리더가 될 것이다. 결국 변화의 흐름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의 성공 여부는 기술 그 자체보다도 인간과 AI가 어떻게 함께 일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오순영 과실연 AI미래포럼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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