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200개 국가에서 18만개 브랜드까지 참여하는 올해 행사에는 소포가 10억 개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내에 6억 명의 소비자를 확보한 데 이어 전 세계 유명 할인행사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텐마오에는 600개 유명 브랜드에서 내놓은 할인 신상품만 1000여개다. 백화점이나 오프라인 매장의 운명을 바꿀 정도의 파워를 자랑한다.
중국 유통업계는 물론이고 월마트 까르푸 매트로 코스트코 등 글로벌 유통 4강도 중국시장에서는 온라인 파워에 쩔쩔 맨다. 15개 중국 상장사 슈퍼마켓이 상반기에 폐점한 점포는 228개로 집계된다.
작년 같은 기간 폐점 점포수 208개보다 10%늘어난 수치다. 특히 상하이(上海) 처음 생긴 토종 슈퍼업체인 롄화(联华)의 경우 상반기에만 100개 점포의 문을 닫는다.
최근 2-3년간 1000개가 넘는 점포를 정리한 셈이다. 2010년 화룬완자(华润万家)에 매출을 추월당하기 전 만 해도 중국 슈퍼업계 1등 기업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더 놀랍다.
중국 연쇄점 중 쾌속 성장한 100강 업체 중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잘나가는 화룬완자도 최근 구조조정을 시작한다. 전국에 3000여개 가맹점을 거느린 이 회사도 지난해 매출 1036억 위안을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 3개 점포를 정리한다.
4개 점포를 추가한 지난해 상반기와는 대조를 보인다. 대신 2000여개 점포를 텐센트(腾讯) 징둥 메이퇀(美团)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연계시키는 등 전자상거래 영업을 강화하는 게 특징이다.
월마트의 폐점도 이어진다. 지난 3월 샤오싱(绍兴)의 마지막 상점 문을 닫고 철수한 데 이어 5월에는 탕산(唐山)점과 12년 간 영업해 온 안후이(安徽)의 대형 슈퍼마켓도 문을 닫는다.
상하이(上海) 바오산(宝山)128기념관점을 6월초 폐점한 데 이어 7월에는 하얼빈(哈尔滨)의 4곳 매장도 정리한다.2012년부터 5년 간 50개 매장을 정리하고 지난해에 24개 점포를 없앤 것과 맥을 같이하는 조치다.
잘 나가던 독일계 매트로도 최근 상하이 편의점 사업을 접는다. 무인 판매 등 중국판 신 소매업태 등장에 경쟁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최근 내수주도 성장을 밀어붙이는 중국 지도부의 입김도 외국 유통업계의 입지를 줄이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 외국 직구 대신 중국 상품 소비를 촉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 자녀정책이나 내수를 위해 세금을 깎아 주는 등 내수 진작 정책은 전자상거래 업체 입장에서는 호기인 셈이다. 실제로 매출도 증가하면서 연간 10% 정도씩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그런데 지난해 중국서 사라진 전자상거래 업체는 40곳을 넘는다. 온라인으로 몰리는 바람에 경쟁도 치열하고 비용도 증가한 탓이다.
마윈(马云) 알리바바 회장조차도 중국 전자 상거래 전성기가 조만간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할 정도다. 이미 중국서 온라인 점포 운영비용은 오프라인 점포를 앞선 지 오래다.
온라인 가게의 이익률이 50% 이상 안 나오면 장사를 계속 하지 못하는 지경이다. 전자상거래의 경우 인건비 11%에다 톈마오 이용료 5.5%, 마케팅비용 15%, 택배비 12%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무실 운영비나 금융비용 등도 더해야 한다. 특히 매년 온라인 소비 충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점을 감안하면 알리바바그룹 타오바오(淘宝)조차 어려워진다는 말에 공감할 만하다.
실제 중국의 B2C시장 분기예측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3분기 기준으로 거래규모는 9854억위안(약 168조원)이다.이 중 톈마오가 시장을 59% 점유하고 징둥(京东)이 시장을 27% 점유하고 있지만 성장률 면에서는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핀둬둬(拼多多)나 윈지웨이덴(云集微店)에 밀린다.
징둥의 경우 성장률이 2014년 107%에서 2015년 84%로 줄더니 2016년 47% 지난해 41%로 하락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징둥보다 앞선 톈마오의 성장률도 40%대이긴 마찬가지다.
시가총액 50억달러인 핀둬둬는 DAU(일간 활동소비자수)와 주문량 1500만 건 등에서 이미 징둥을 넘어선 상태다. 상품 구성이나 소비자 층에서 유사한 타오바오로서도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최근 수십 억위안을 투입해 무인판매기 사업을 강화하고 224억 홍콩달러를 들여 가오신(高鑫)소매를 인수한 것도 이런 위기감을 반영한다.텐센트도 43억 위안을 들여 오프라인 매장인 융후이(永辉) 주식 5% 주식을 산 것도 같은 이유다.
온라인만으로는 체험을 즐기러 오프라인으로 가는 수요를 잡을 수 없다. 중국 쇼핑몰마다 식당이나 영화관 KTV노래방 안마 미용실 커피숍이 즐비한 이유다.
전체적으로는 내수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 국가통계국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중국의 사회소비총액은 8.8%나 감소한다.
심지어 식품이나 의류 일용품 소비도 작년에 비해 하락세다. 전국 50대 중점 대형소매기업 판매총액도 3.9%나 줄어 전자제품 등을 안 사는 것으로 나타난다.
중화전국상업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올 3월부터 쇠퇴하기 시작한 소비시장은 회복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소비 시장의 바로메터로 불리는 좡저우(广州)의 경우 올 상반기 소비총액은 4489억위안이다. 1년 전 4572억위안에 비해 83억 위안이 줄어든 수치다.
중국인들의 저축률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지난 3월24일 이후이만(易会满) 중국 공상은행 회장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주민 저축이 가처분 수입 중 차지하는 비중이 25.4%에서 12.7%로 하락했다고 밝힌다.
100원을 벌면 12.7원 저축한다는 이야기다. 경제학자들 사이에 회자되던 50%의 중국 저축률은 이미 옛 이야기로 들릴 정도다.
서남 재경대 중국가정금융조사연구센터 보고서를 보면 55%의 가정에서는 거의 저축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일부 졸부들의 과시형 소비성향을 중국 내수시장에 대입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문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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