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이나 휴대전화에 매다는 봉제 인형 '라부부'가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팝업 행사에는 보름 동안 5000여 명이 몰렸고, 매출은 8500만원에 달했다. 서울·수도권에만 무인 자판기가 30여 대 운영 중일 정도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제조사 팝마트는 라부부 열풍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매출만으로 이미 전년도 실적을 넘어섰다. 올해 연매출은 300억위안(약 5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자 왕닝(1987년생)은 중국 10대 부호로 거론될 정도다.
팝마트가 단기간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있었다. 광고학을 전공하고 베이징대 MBA 과정을 밟은 왕닝은 2010년 창업 초기에는 피규어, 봉제 인형, 문구류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했다. 이후 '블라인드 박스'라는 상품 전략이 시장을 흔들어 놓았다. 어떤 인형이 들어 있는지 개봉 전까지 알 수 없게 해 희소성과 놀라움의 요소를 결합했고, 이는 소비자들의 반복 구매를 유도했다. 여기에 아티스트와 협업해 '아트 토이' 개념을 강조함으로써 예술적 가치와 수집 가치를 동시에 확보했다. 라부부 역시 이러한 전략 속에서 탄생한 대표 캐릭터다. 소셜미디어 확산 효과도 컸다. 블랙핑크 리사, 리애나, 두아 리파 등 글로벌 스타들이 라부부 인형을 명품 핸드백에 매단 모습이 자주 공유되면서 '힙'한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루브르, 옥스퍼드 스트리트 등 상징적 장소에 매장을 열어 문화적 위상을 함께 각인시키는 전략도 눈에 띈다.
중국은 자국 대중문화의 확산에 고무돼 있다. 인민일보는 "중국의 국제 이미지를 멋지게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사실 장난감과 인형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문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덴마크의 레고, 일본의 건담, 미국의 바비 인형, 독일의 마조레트 미니카는 각 나라의 특징과 정체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우리 문화와 정서를 담은 'K인형'이 새로운 한류의 축이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서찬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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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팝마트는 라부부 열풍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매출만으로 이미 전년도 실적을 넘어섰다. 올해 연매출은 300억위안(약 5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자 왕닝(1987년생)은 중국 10대 부호로 거론될 정도다.
팝마트가 단기간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있었다. 광고학을 전공하고 베이징대 MBA 과정을 밟은 왕닝은 2010년 창업 초기에는 피규어, 봉제 인형, 문구류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했다. 이후 '블라인드 박스'라는 상품 전략이 시장을 흔들어 놓았다. 어떤 인형이 들어 있는지 개봉 전까지 알 수 없게 해 희소성과 놀라움의 요소를 결합했고, 이는 소비자들의 반복 구매를 유도했다. 여기에 아티스트와 협업해 '아트 토이' 개념을 강조함으로써 예술적 가치와 수집 가치를 동시에 확보했다. 라부부 역시 이러한 전략 속에서 탄생한 대표 캐릭터다. 소셜미디어 확산 효과도 컸다. 블랙핑크 리사, 리애나, 두아 리파 등 글로벌 스타들이 라부부 인형을 명품 핸드백에 매단 모습이 자주 공유되면서 '힙'한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루브르, 옥스퍼드 스트리트 등 상징적 장소에 매장을 열어 문화적 위상을 함께 각인시키는 전략도 눈에 띈다.
중국은 자국 대중문화의 확산에 고무돼 있다. 인민일보는 "중국의 국제 이미지를 멋지게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사실 장난감과 인형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문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덴마크의 레고, 일본의 건담, 미국의 바비 인형, 독일의 마조레트 미니카는 각 나라의 특징과 정체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우리 문화와 정서를 담은 'K인형'이 새로운 한류의 축이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서찬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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