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은 통풍(痛風) 위험이 커지는 계절이다. 땀을 많이 흘려 혈중 요산 농도가 일시적으로 올라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데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는 시원한 음료수와 맥주 등이 통풍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바람만 불어도 심한 통증을 느낀다’고 해서 이름 붙은 통풍은 극심한 통증이 특징이다. 발가락이나 발목, 손가락이 손을 못 댈 정도로 붓고 아프다. 황지원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은 요즘같이 땀 배출이 많아 수분이 부족한 여름철 더욱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이런 상태에서 음주는 소량이라도 통풍 발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풍은 체내 ‘요산’ 농도가 높아질 때 발생한다. 맥주 등 술과 고기류 안주에 많이 들어 있는 푸린(purine)이라는 단백질은 찌꺼기를 남기는데, 이를 요산이라고 한다. 몸 안에 생성된 요산이 소변이나 대변으로 배출되지 못하면 결정으로 변해 관절이나 신장, 혈관 등에 쌓인다. 백혈구가 요산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해 공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염증 반응이 바로 통풍이다. 여름에 통풍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무더위에 맥주 등 주류 섭취가 늘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환자들은 주류 중 맥주만 위험하다고 여기지만, 사실이 아니다. 주종과 무관하게 알코올이 들어간 모든 술은 통풍 위험을 높인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알코올이 콩팥에서 요산 배설을 억제해 혈중 요산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효모, 보리 등 푸린 함량이 높은 탓에 맥주가 다른 술보다 위험할 뿐이다.
더군다나 여름에는 계절 특성상 체내 요산이 쌓이기 쉬운 환경이다.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탈수가 생기거나 몸이 건조해져 체내 요산 농도가 높아질 수 있어서다.
요산 농도 높으면 신부전증 이어지기도
통풍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특히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되면 영구적인 관절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이뿐 아니다. 혈중 요산 농도가 7㎎/㎗ 이상인 ‘고요산혈증’일 경우 신장 질환 발생 가능성도 크게 높아진다. 고요산혈증은 신장으로 더 많은 요산을 배설시켜 신장 기능에 악영향을 끼친다. 결석이 생기면 신부전증까지 유발한다.
통풍은 혈중 요산 수치를 낮추는 요산 저하제를 복용하는 식으로 관리를 한다. 약 먹는 것을 중단하면 요산 수치가 다시 올라간다. 전문가들은 고혈압·당뇨병처럼 지속적인 복용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음·과식도 피해야 한다. 동시에 충분한 수분 섭취는 소변으로 요산을 배설하는 데 도움을 줘 통풍에 효과가 있다.
운동도 통풍 관리를 위해 병행하는 게 좋다. 비만이 통풍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비만일 경우 체내 요산 생성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다만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근섬유가 손상되면 단백질이 나오는데, 이때 요산이 과도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7호 (2025.07.09~07.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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