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미국과 중국이 런던 협상장에서 극적으로 악수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 통제를 일부 풀고, 중국 유학생 비자 제한도 철회했다. 그 배경에는 중국이 쥐고 있는 '희토류'라는 비장의 카드가 있었다. 희토류는 자동차·반도체·로봇·전투기 등 산업과 안보를 아우르는 핵심 소재다. 이번 미·중 협상을 통해 노골적인 전략 무기가 됐음이 입증됐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의 70%를 채굴하고 90%를 정제한다. 지난 4월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단행하자, 미국의 첨단 제조업과 방산업체들은 생산 중단 위협에 직면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항공기용 제트엔진조차 중국 없이는 만들 수 없다고 한다. 고온에서 작동하는 특수 부품에 중국산 희토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포드는 시카고 공장을 일시 폐쇄했고, 자동차혁신연합(AAI)은 백악관에 비공개 서한을 보내야 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은 중국에 대해 항공기·생명공학·반도체 관련 기술 수출을 제한했다. 텐센트 등 중국의 주요 기술 기업들을 '거래제한 리스트'에 올리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희토류 부족은 당장의 현실이었다. 미국은 기술 통제를 완화하며 중국과 협의에 나섰다.
희토류의 위력은 2010년 일본과 중국 간 센카쿠 열도 분쟁 당시 이미 확인됐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에 일본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다만 이후 일본의 대응은 인상적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무역회사인 스미토모와 일본 정부는 호주 기업 라이너스를 지원해 호주에서 희토류를 채굴하고, 말레이시아에서 정제하는 대체 공급망을 구축했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핵심 희토류인 디스프로슘을 18개월 치까지 쌓아두고 있다고 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희토류 수출 대가로 외국 기업에 민감한 정보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더는 머뭇거릴 수 없다. 희토류 정제 능력 확보, 대체 공급망 구축, 고성능 자석의 국산화 기술 등 종합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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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세계 희토류의 70%를 채굴하고 90%를 정제한다. 지난 4월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단행하자, 미국의 첨단 제조업과 방산업체들은 생산 중단 위협에 직면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항공기용 제트엔진조차 중국 없이는 만들 수 없다고 한다. 고온에서 작동하는 특수 부품에 중국산 희토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포드는 시카고 공장을 일시 폐쇄했고, 자동차혁신연합(AAI)은 백악관에 비공개 서한을 보내야 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은 중국에 대해 항공기·생명공학·반도체 관련 기술 수출을 제한했다. 텐센트 등 중국의 주요 기술 기업들을 '거래제한 리스트'에 올리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희토류 부족은 당장의 현실이었다. 미국은 기술 통제를 완화하며 중국과 협의에 나섰다.
희토류의 위력은 2010년 일본과 중국 간 센카쿠 열도 분쟁 당시 이미 확인됐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에 일본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다만 이후 일본의 대응은 인상적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무역회사인 스미토모와 일본 정부는 호주 기업 라이너스를 지원해 호주에서 희토류를 채굴하고, 말레이시아에서 정제하는 대체 공급망을 구축했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핵심 희토류인 디스프로슘을 18개월 치까지 쌓아두고 있다고 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희토류 수출 대가로 외국 기업에 민감한 정보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더는 머뭇거릴 수 없다. 희토류 정제 능력 확보, 대체 공급망 구축, 고성능 자석의 국산화 기술 등 종합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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