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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달러·원화 대신 스테이블코인? [편집장 레터]

  • 김소연
  • 기사입력:2025.06.05 13:41:22
  • 최종수정:2025.06.05 13: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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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유통 등 스테이블코인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 (이재명 대통령)

“달러 담보의 스테이블코인 이외에는 사용되는 사례가 없다. 그중 테더(USDT)와 유에스디(USDC) 코인의 시장 지배력이 90%를 차지하는데 이 둘의 차이점에 대해 알고 있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을 비(非)은행권에도 허용할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

정치권, 금융가에서 연일 스테이블코인이 입길에 오르내립니다.

스테이블코인이 뭐냐고요? ‘스테이블(안정적)’이란 단어에 모든 게 들어가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가치가 시시각각 변합니다. 변동성이 너무 크죠. 스테이블코인은 그 변동성을 잡겠다며 나선 코인입니다. 예를 들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1스테이블코인이 1달러와 똑같은 식입니다. 어떻게 가치를 달러화에 연동시켰냐고요? 1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때마다 실제 달러나 미국 국채 등 그에 해당하는 가치의 실물자산을 보유하게 한 규정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스테이블코인 발행 업체들은 미 국채의 큰손이 됐습니다. 올해 3월 말 한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가 1258억달러로 국가 순위로는 18위인데, 1위 스테이블코인 업체 테더가 보유한 미국 국채만 1200억달러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법인은 버진아일랜드, 사무실은 홍콩에 위치한 테더라는 회사가 발행하는 테더는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일종의 기축통화로 여겨집니다. 지난 1분기 한국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된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57조원에 달했다죠. 그중 테더가 83.1%를 차지했고요. 서클이라는 업체가 발행하는 USDC는 16.9%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 스테이블코인이 가상 거래소에서 일종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거래소를 넘어 실물경제에서도 송금, 결제 등 다양한 형태로 화폐를 대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화폐는 국가와 은행만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화폐를, 그것도 기축통화 같은 화폐를 민간 업체가 만들어내기 시작한 거죠. 게다가 그 화폐는 은행 없이도 유통이 되고, 국경을 넘어 결제도 할 수 있는 데다 실물 화폐보다 사용이 훨씬 편리합니다. 어떤 회사인지 잘 알지도 못하겠는(실제 테더의 실체는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그 회사가 발행한 화폐를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인 김용범 전 기재부 차관은 “루나 사태, 디파이 붕괴, FTX 파산 등을 거치면서도 테더는 무너지지 않았고 그렇게 신뢰가 만들어졌다”고 단언합니다.

그러는 사이 미 국채의 큰손이 된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인정하고 나서는 등 디지털 통화 질서는 완전 새판을 짜고 있고 이 흐름에 한국도 올라탈 것이냐 소외될 것이냐 논쟁이 뜨거운 와중입니다. 자칫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시장을 내어줄 경우 원화 중심 통화 체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거죠. 이재명정부가 어떤 스테이블코인 정책을 펼칠지 궁금해집니다(p.38~50).

[김소연 편집장 kim.so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3호 (2025.06.09~2025.06.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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