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등 초기인 지난 5월 콜마그룹 창립기념식에서 윤 회장과 딸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윤 부회장이 함께 만난 적은 있으나 주식반환 청구소송 등으로 갈등이 깊어진 후 두 사람이 독대한 것은 처음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윤 부회장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윤 회장의 집무실을 찾아가 경영권 분쟁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번 만남은 윤 부회장이 윤 회장에게 먼저 대화를 요청해 성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윤 부회장이 상황이 이렇게 확대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을 비쳤고, 진지하게 대화가 이어져 꽤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콜마홀딩스 측도 "두 분이 최근 만난 것은 맞는다"고 확인했다.
윤 회장의 장남인 윤 부회장은 2019년 부친에게서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를 증여받아 지주사 최대주주에 올랐고, 이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그룹을 이끌어왔다. 콜마그룹 내 가족 갈등은 지난 4월 콜마홀딩스가 건강기능식품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로 선임하려고 하면서 불거졌다. 윤여원 대표는 이를 지주사의 경영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5월 콜마홀딩스가 대전지방법원에 사내이사 선임을 강행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내자 윤 대표가 이를 막으려고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줄소송이 시작됐다.
부친인 윤 회장이 딸 편에 서면서 갈등은 증폭됐다. 화장품은 아들이, 건기식은 딸이 경영하기로 한 경영합의를 지키지 않았으므로 윤 부회장에게 증여한 주식을 돌려받겠다는 주식 증여 반환 청구소송을 낸 것이다.
현재 국면에서는 윤 부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다. 지난달 대전지법이 콜마홀딩스의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을 받아들여 임시주총을 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당시 대전지법은 "사내이사 선임 목적의 임시주총 소집허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9월 26일까지 임시주총을 소집하라고 결정했다.
이번 부자간 만남으로 양측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생겼다는 기대도 나온다. 겹겹의 소송이 제기되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으나 윤 부회장과 윤 회장이 대화를 시도한 만큼 기존의 '강대강' 대치보다 상황이 누그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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