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리 판타지 코미디라지만…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작정하고 놀았어요. 이제는 좀 더 정제되고 성숙해진 얼굴도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요.”
영화 ‘공조(2017년)’ ‘엑시트(2019년)’를 통해 코미디의 맛에 빠진 배우 임윤아(35)가 다 내려놓고 아예 올인했다. 낮엔 천사 같은 인간, 밤엔 악마로 빙의하는 극과 극 ‘1인 2역’에 도전한 신작 ‘악마가 이사왔다’를 통해서다.
영화는 대대로 이어지는 저주로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 분)와 그녀를 감시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 분)의 핑크빛 고군분투를 담은 악마 들린 휴먼 로코다.
임윤아는 한 작품에서 두 인물을 표현한 것에 “낮 선지와 밤 선지 두 캐릭터가 극명하게 달라야 했다. 낮 선지는 단정하고, 밤 선지는 화려하고도 과감하다. 그 큰 틀 안에 대사의 톤·말투, 의상, 표정, 심리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순차적으로 잡아갔다”고 설명했다.
“본체는 ‘낮 선지’니까 그걸 기준점으로 삼았어요. 내성적인 면이 많고, 맑고 착한 데다 참 예뻐요. 그런 면모를 잘 보여주려고 했죠. 남주가 첫눈에 반하는 상대이기도 하니까요. 반면 밤에 나타나는 ‘악마 선지’는 성량의 볼륨 자체를 키웠고, 템포도 빠르게 갔어요. E 성향에 만화스럽게요. 모든 표현을 과감하고 과장되게 했죠. 폭주하는 에너지로 풀어냈어요.”
연기뿐만 아니라 어떤 일을 하든 ‘후회를 남기지 말자’가 모토라는 그다. “스스로 채찍질도 많이 하는 편”이라며 “자기 객관화에 진심이다. 이번 작품이 끝난 뒤엔 코미디 작품을 연이어 해온 만큼 다른 도전을 해야겠단 생각도 들었다. 보는 분들이 내가 가진 색깔의 한계를 느낄까 봐 걱정”이라고 고민을 토로하기도.
“20대에는 그저 제 경험으로, 무엇을 만나든 부딪히면서 이뤄나갈 수 있는 게 많았는데, 30대 이후로는 달라졌어요. 스스로 책임감 있게 선택하고 그걸 채워나가는 게 더 중요하더라고요. 그러려면 스스로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하고,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고요.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가수로서는 물론 연기자로서도 이미 탄탄히 입지를 굳힌 그지만 고민은 끝이 없었다. 임윤아는 “ ‘악마’ 역할을 하면서 진짜 악역 연기를 해보고 싶단 마음도 생겼다. 그런 분위기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꼭 해보고 싶고, 내 나이에 맞는 보다 성숙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끝으로 빼놓을 수 없는 ‘소녀시대’ 이야기를 꺼내자, 더 밝은 모습을 보였다.
윤아는 “요즘에는 멤버들이 개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어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일정이 맞아 티파니 언니 생일파티와 기념일 축하 파티를 같이 했다”며 “오랜 시간에서 오는 관계성과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것들이 있어 참 신기하다. 만나면 근황 이야기만 나눠도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가족 같은 사이”라며 끈끈한 우정을 자랑했다. 더불어 “곧 20주년이 다가오는 만큼 저희끼리는 어떻게 특별하게 보내면 좋을지 이야기 중”이라며 “그게 영상에 담기면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아직 구체화된 건 없다. 멤버들과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han.hyunjung@mkinternet.com]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3호 (2025.08.20~08.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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