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빈 감독은 답을 명쾌하게 내주는 사람입니다. 연기뿐만 아니라 제 모든 걸 공유하죠. 김혜자 선배님이야 더 말할 것도 없고요. 두 분 모두 제 인생 선배이자 존경하는 멘토입니다.”
배우 손석구(42)가 ‘나인 퍼즐’을 통해 첫 인연을 맺은 윤종빈 감독에 대해, 또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에서 부부 호흡을 맞춘 ‘국민 배우’ 김혜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 내내 깊은 신뢰와 애정, 먹먹함까지 느껴졌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먼저 디즈니플러스 시리즈물인 ‘나인 퍼즐’을 무사히 마치며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감사하다. 추리물은 처음이라 낯설고, 결과에 대한 확신도 없었는데 뜨거운 반응을 얻어 얼떨떨하기도 하고, 실감이 날수록 점점 더 기쁘다”고 말했다.
“윤 감독의 엄청난 팬이었다”는 그는 “시놉시스를 보기도 전에, 감독님이 만나자고 했을 때부터 무조건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안만으로도 영광이었다”며 웃었다.
“그런데… 솔직히 추리물은 자신이 없었어요. 가늠이 안 된달까요? 감독님이 흔들리는 저를 보며 자신을 믿고 오면 된다고 해주셨고, 기꺼이 도전하겠다고 했어요. 윤종빈 감독이니까.”
‘나인 퍼즐’은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프로파일러인 ‘이나(김다미 분)’와 그를 끝까지 용의자로 의심하는 강력팀 형사 ‘한샘(손석구 분)’이 의문의 퍼즐 조각과 함께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 스릴러다. 넷플릭스 ‘수리남’ 이후 윤 감독의 OTT 복귀작으로 올해 전 세계 및 아태 지역 디즈니플러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한국 콘텐츠 1위를 기록했다.
손석구는 상대 배우 김다미를 언급하며 “워낙 열정적인 데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게 명확한 사람이라 시너지가 상당했다. 서로 디테일하고 사소한 것까지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연기했고, 그 덕분에 완성도 있게 나아갈 수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TV에서는 ‘국민 엄마’ 김혜자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그것도 천국에서 재회한 부부로.
손석구는 김혜자와의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 ‘천국보다 아름다운’이란 작품을 통해, 김혜자란 선배 배우를 보며, 연기를 대하는 태도와 방식이 더 집요해지고 넓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도 앞으로 연기를 어떻게 할지 기대되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선생님과의 경험은 굉장히 특별했다. 선생님의 연기를 가까이에서 보며 다른 차원의 무엇을 봤다. 연기를 논하는 차원이 아니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살아온 길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선생님의 인생이 묻어 있는 연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 나 역시 선생님처럼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야겠다 싶더라. 그걸 온몸으로 느끼고 배웠다”고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모든 걸 품어줄 수 있는 연기를 해야겠다기보단, 선생님 본인만의 확고한 철학으로 살아오신 게 감동적이었어요. 인생 자체를 녹여 그런 연기가 나오는 것처럼, 저도 저만의 인생을 잘 살아야겠다고, 그걸 연기에 담고 싶다고 생각했죠. 잘 살면 그렇게 될 수 있단 증거를 본 거죠.”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han.hyunjung@mkinternet.com]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4호 (2025.06.18025.06.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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