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이 울산과 경남 거제를 연달아 방문, 한국과 미국의 조선 산업 관련 협력에 관해 논의했다. 현장에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펠란 장관은 4월 30일 울산 본사에서 정 수석부회장을 만나 조선 기술력을 소개하고 한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펠란 장관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한국 해군 정조대왕함에 승선했고 올해 말 진수를 앞둔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다산정약용함도 둘러봤다.
통합 디지털관제센터를 찾은 자리에서는 HD현대의 스마트 조선소와 디지털 전환(DT) 성과를 주의 깊게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펠란 장관은 “이처럼 우수한 역량을 갖춘 조선소와 협력한다면 적시 유지·보수 활동이 가능해져 미 해군 함정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수석부회장은 “한국과 미국은 혈맹으로 맺어진 친구이자 최고의 동맹국”이라며 “HD현대가 가진 최고의 기술력과 선박 건조 능력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 산업 재건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펠란 장관은 이날 방명록에 미국 해군에서 성공한 작전을 뜻하는 ‘브라보 줄루(Bravo Zulu)’를 썼고, 정 수석부회장은 ‘우리 함께 힘을 합쳐 미국 조선업 기반을 세우자(We will build US shipbuilding Industrial Base Together)’라고 적었다.
펠란 장관은 정 수석부회장으로부터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 대한 소개를 들은 뒤 존경의 뜻을 밝힌 것으로도 전해졌다.

울산에서 일정이 끝난 후 펠란 장관은 거제도로 자리를 옮겼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조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펠란 장관은 한화오션이 유지·보수·정비(MRO) 작업 중인 미 해군 7함대 급유함인 ‘유콘’함을 살펴보고 잠수함 건조 구역을 비롯한 주요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특히 선박 블록 조립 자동화 공정을 유심히 살펴본 것으로 전해진 펠란 장관은 방명록에 ‘브라보 줄루’ 표현과 함께 ‘굉장한 조선소(Awesome shipyard)’라고 적었다.
펠란 장관은 “미국 해군과 대한민국 해양 산업과의 관계는 선박 정비를 넘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한 양국 의지를 굳건히 받쳐주는 초석”이라며 “양국 간의 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의 전략적 수요에 맞춰 어떤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건조 체계를 완비했다”며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내 조선소를 인수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해군 MRO 사업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한미 해양 방산 협력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미국 내 여러 조선소를 확보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거제사업장을 둘러본 뒤 도시락 식사를 겸하는 ‘브라운 백 미팅’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메뉴는 불고기 등 한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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