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공·배관 없는 제품 눈길
공간 이동 쉬워 1인가구 선호
파세코 ‘하이브리드 에어컨’
키트 활용해 야외서도 시원

올여름에도 긴 더위가 맹위를 떨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대비한 ‘간편 가전’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기상청은 다음달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확률이 80%라고 전망했다.
계절가전은 설치가 필요해 구매하더라도 바로 사용하기 어려운 제품이 많은데, 타공이나 배관 설치 등 복잡한 설치 과정 없이 구매 직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늘어나는 추세다.
28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창문형 에어컨으로도 유명한 파세코는 제습과 냉방 기능을 동시에 탑재한 ‘하이브리드 제습 에어컨’을 올여름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다. 전원만 연결하면 실내외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일반 제습기는 제습 기능을 사용할 때 온풍이 나오지만, 이 제품은 제습 중에도 10도 안팎 냉풍이 나와 여름철 사용하기에 쾌적하다. 캠핑용 키트를 이용하면 집 밖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기존 에어컨은 벽을 뚫어 배수 호스를 연결하고 에어컨 실외기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한번 놓은 자리에서만 사용하는 ‘붙박이’ 가전이지만, 이 제품은 고정 배수관 등이 없어 필요한 공간으로 쉽게 옮겨 쓸 수 있다.
음식물처리기 역시 여름에 구매가 잦아지는 품목으로 꼽힌다. 초기 싱크대 부착형 분쇄 제품과 달리 최근에는 상당수 제품이 전원만 꽂아 쓰는 ‘프리스탠딩’ 형태로 출시된다. 스마트카라의 ‘블레이드X’는 2인 가구부터 대가족까지 사용 가능한 5ℓ 대용량 음식물처리기다. 싱크대 부착형 제품과 달리 별다른 설치가 필요 없이 주방이나 다용도실 등에 두고 전원을 연결해 작동하면 된다. 음식물을 처리하고 남은 결과물을 자주 비워야 한다는 단점을 보완해 보관통을 최대 10ℓ 용량으로 늘린 것이 특징이다.

뜨거운 가스불 앞에 서지 않고 음식 조리가 가능한 전기레인지(인덕션)도 보조 조리기구로 꾸준히 팔리고 있다. 코웨이의 ‘노블 인덕션 프리덤’은 상판 타공이 필요 없는 프리스탠딩 타입 옵션을 선택하면 전원 연결 방식으로 작동한다. 주방 싱크대 주변이나 아일랜드식탁 등에 올려두고 쓸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스탠드 높이는 주방 기구에 맞춰 8㎝, 15㎝ 중에서 고를 수 있다. 화구 사이 경계선을 없애 다양한 크기의 조리 도구를 배치하기에 수월하다.
아예 공간 제약을 받지 않게 ‘무전원’ 방식으로 설계된 가전도 있다. 여름 시즌을 겨냥해 코웨이가 출시한 ‘스위치 정수기’는 별도의 코드 연결 없이도 수압으로 작동하는 무전원 정수기다. 따로 호스 등을 설치하지 않아도 돼 가로·세로로 제품을 돌려놓을 수 있고, 가로 11㎝로 제품 폭을 줄여 좁은 공간에 두더라도 무리가 없다. 교원웰스의 ‘웰스 미미 정수기’도 무전원 제품으로 콘센트 위치에 제약받지 않고 전기료 걱정도 없다.
별도 설치 없이 두는 간편 가전은 1인 가구에서 특히 선호도가 높다. 2~4인 가구와 달리 자가보다는 전월세 거주가 많고, 상대적으로 이사를 자주 다니는 1인 가구는 벽에 구멍을 뚫는 가전 설치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벽에 고정하지 않는 프리스탠딩 형태 간편 가전은 가구 배치에 따라 이동이 가능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여름용 제품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등 평소보다 이른 여름에 대비하고 있다”며 “여름철 성수기에는 제품 설치에도 오래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프리스탠딩 제품은 꾸준히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