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504/29/news-p.v1.20250428.57f33ddfd5de45a587ba0fdd1644e753_P1.jpg)
SK텔레콤에서 발생한 초유의 가입자식별모듈(USIM) 정보 유출 사고로 재계에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유심 교체를 지시하거나 자체적으로 유심을 구입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아직 정보 악용 피해 사례가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날 SK텔레콤 이용자인 임원들에게 유심 교체를 지시했다. 현대차는 SK텔레콤 대리점을 방문하기 어려운 대상자들을 위해 유심을 확보한 뒤 사옥 컨시어지에서 교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이미 개인용 휴대 전화와 업무용 휴대 전화 회선 모두 다른 이동통신회사로 옮겼다”며 “비즈니스에 정보 유출이 치명적인 사고로 분류되는 만큼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도 지난주 계열사 임원들에게 ‘SK텔레콤 이용자는 전원 유심을 교체하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이후 유심 교체가 실제로 이뤄졌는지 확인 작업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 사업을 전개 중인 한화그룹도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고 유심을 교체해 달라고 당부했다.
LG전자는 임원들에게 제공하는 휴대 전화는 모두 LG유플러스 회선을 이용 중이라 해킹 사고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확인한 유해 인터넷주소(IP)를 임직원들에게 공유하고 문제의 IP를 차단할 수 있도록 안내한 바 있다.
![[사진 = 뉴스1]](https://wimg.mk.co.kr/news/cms/202504/29/news-p.v1.20250428.ac9f491b25764031b7461b71a6a83072_P1.jpg)
정보기술(IT)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날 오전 사내 공지를 통해 SK텔레콤을 이용하는 임직원에게 유심 교체를 권장했다. 반면 SK그룹은 이번 해킹 사고와 관련해 별다른 내부 공지를 하지 않았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9일 오후 11시께 사내 시스템이 해커에 의해 해킹 공격을 당한 사실을 인지했다. 해커가 시스템에 침투시킨 악성코드가 가입자식별번호(IMSI)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 등 유심 관련 일부 정보를 빼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경위 규명과 피해 규모 파악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 무료 가입을 안내하고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을 무상 교체해 주기로 결정했다.
기업들도 해커가 휴대 전화 작동 주도권을 탈취해 영업 기밀을 훔쳐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제 조치에 나섰다. 전문가들도 적극적인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시스템을 해킹할 정도라면 평범한 해커라고 판단하기 어려운데다가 갈취한 개인 정보를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 알 수 없다고 경고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공포 심리가 과도하기는 하지만 이해가 되는 현상”이라며 “유심 정보 유출로 인한 최악의 범죄는 복제폰을 만들어 금융자산을 훔치는 심스와핑 공격이기에, 지금도 다크웹에서 비싼값에 팔리고 있는 개인 정보에 유심 정보가 결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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