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잔액 38조·신용대출 1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이달 들어 약 3주간 8000억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 이후 국내외 증시가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이 마통 대출 등을 통해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로 투자 실탄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4월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월 24일 기준 5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38조27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달 말 37조4655억원에서 8054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도 101조6063억원에서 102조6875억원으로 1조812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전월보다 늘어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지난달까지 신용대출은 경기침체 영향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마통 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지난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0여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후 증시가 폭락장을 맞자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4월 3~4일 이틀간 뉴욕 증시는 10%가량 폭락했고 비트코인은 8만달러대가 깨졌다. 이후 진정세에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고점 대비 하락한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가 하락장을 매수 기회로 삼아 대출을 통한 투자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며 “자칫 투자 실패 시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가계대출 역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월 24일까지 741조5940억원으로, 지난달 말과 비교해 3조429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585조6805억원에서 587조7427억원으로 2조622억원 증가했다. 은행들이 연초 가계대출 문턱을 낮추기 시작한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감과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이 맞물리면서 주담대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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