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 텔레콤 사장(가운데)을 포함한 경영진이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사옥에서 최근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https://wimg.mk.co.kr/news/cms/202504/25/news-p.v1.20250425.bee8b5bb9faa424aa374c81ac0019276_P1.jpg)
SK텔레콤이 초유의 가입자식별모듈(USIM) 데이터 유출 사건에 고개를 숙였다. 고객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정보 보호 강화와 유심 무료 교체를 약속했다. 유심에 저장된 가입자 정보를 도용한 금융자산 탈취 피해 가능성에 유심 교체 요구가 이어졌지만, 무료 지원을 하지 않아 공분을 유발한 만큼 서둘러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SK텔레콤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고객 정보 보호 조치 강화 설명회를 열고 최근 악성코드발 사이버 침해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한 경영진 사과와 함께 대응 및 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오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유심·이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가입자 수는 2300만명이 넘는다. SK텔레콤 망을 공유하는 알뜰폰 가입자도 대상이다. 심(SIM) 카드 교체는 전국 T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이뤄진다. 교체 횟수는 1회로 한정된다. 이미 유심을 교체한 고객도 요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비용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유영상 SKT 사장은 “SK텔레콤을 믿고 이용해 주신 고객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 한번 기본에 충실하고 책임감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라고 말했다.
![[사진 = SK텔레콤 홈페이지 갈무리]](https://wimg.mk.co.kr/news/cms/202504/25/news-p.v1.20250425.4effe1027ae349c9a12c8cc2fa4b48f2_P1.png)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9일 오후 11시께 사내 시스템이 해커에 의해 해킹 공격을 당한 사실을 인지했다. 해커가 시스템에 침투시킨 악성코드가 유심 관련 일부 정보를 빼낸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은 곧바로 악성코드를 삭제하고 해킹 의심 장비를 격리했다.
SK텔레콤은 안전 조치를 원하는 고객에게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안내했다. 유심보호서비스는 SK텔레콤 홈페이지 또는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자신의 유심을 타인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비정상 인증 시도를 차단한다. 기기 변경과 로밍 이용도 불가능해진다.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260만명이 유심보호서비스를 찾았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유심 교체뿐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심은 통신사 가입자 정보를 담고 있다. 작은 카드 모양인 유심을 휴대전화에 끼우면 가입자 신원 확인과 함께 통신망 이용이 허락되는 원리다. 유출된 정보의 항목에 따라 복제까지 할 수 있다. 그러면 휴대 전화 인증만으로도 계좌 탈취와 대출 실행이 가능해진다.
![[ 사진 = 유튜브 잇섭 채널 게시판 갈무리]](https://wimg.mk.co.kr/news/cms/202504/25/news-p.v1.20250425.d3f7088238bb451583acb2fddfa07b03_P1.png)
이에 대리점을 방문해 유심을 개당 7700원에 새로 구입했다는 후기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게재됐다. 누리꾼들은 “통신사 잘못인데 왜 소비자가 자비를 들여야 하나?”, “로밍하면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힘들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어쩌라는 거냐”, “과거 LG유플러스에서 사고 터졌을 땐 무료로 다 바꿔 줬다”, “민원 폭탄 넣었다”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이처럼 이용자 불만이 폭발하자 사고 징후를 감지한 지 일주일 만에 SK텔레콤이 유심 무상 교체를 결정한 것이다. 또 메시지 순차 발송과 상담원 개별 연락, 찾아가는 서비스 등을 활용해 고객이 피해를 인지·예방할 수 있도록 돕고, 로밍 이용 시에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실시간 모니터링도 최고 수준으로 운영 중이다.
한편 SK텔레콤은 현재까지도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지난 22일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개인정보 유출 정황을 신고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합동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달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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