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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삼양지주사 대표 사임 "불닭볶음면 수출 다변화 전념"

삼양식품 대표직은 유지
지주 대표엔 전문경영인

  • 신수현
  • 기사입력:2025.04.21 17:32:47
  • 최종수정:2025-04-21 19: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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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 신화의 주인공인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그룹 부회장이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삼양식품의 지주사다. 그룹 오너인 김 부회장은 그동안 삼양라운드스퀘어와 삼양식품 대표이사를 겸직해왔다. 지주사 대표는 내려놓지만 삼양식품 대표이사직은 유지한다.

21일 삼양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열린 삼양라운드스퀘어 주주총회에서 김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장석훈 삼양식품 경영지원본부장이 삼양라운드스퀘어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김 부회장이 삼양식품 경영에 집중하기로 결심한 것은 삼양식품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조직 안팎으로 챙겨야 할 사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728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매출이 642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년 새 약 3배 성장한 것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경남 밀양 2공장 완공, 해외 사업 확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 등으로 인해 삼양식품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최고경영자(CEO)로서 사업 확장, 수출 지역 다변화, 관세 대응 등에 집중하고 전문경영인에게 지주사의 재무·관리를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발 관세전쟁이 잘나가던 불닭볶음면 수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삼양은 현재 미국에 공장을 확보하지 못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의 77%(1조3358억원)를 수출로 달성했다. 삼양식품의 100% 자회사인 미국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2억8000만달러다. 연간 미국 수출 규모는 총매출의 20~30%를 차지할 만큼 크다. 미국에 공장이 없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으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불닭볶음면 등 삼양식품의 주요 제품은 미국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에 입점돼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미국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은 없다"며 "관세로 판매가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와도 당장 판매가를 인상할 수 없기 때문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창업자인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며느리다. 김 부회장은 1998년 삼양식품이 경영 악화로 위기에 처했을 때 입사해 경영에 참여해왔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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