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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용의 홍키자 빅테크] 웨이모 독주 … 테슬라 추격 … 中포니 반격 완전 자율주행을 향한 질주

기술혁신 빨라지는 자율주행 '로보택시'

  • 홍성용
  • 기사입력:2025.04.20 16:02:34
  • 최종수정:2025-04-20 20: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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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서학개미들의 원픽인데도 올해만 40% 가까이 주가가 추락한 테슬라. 그래도 강성 주주들의 희망의 끈을 지켜주는 사업이 있습니다.

바로 로보택시입니다. 강성 주주들은 자율주행 끝판왕인 테슬라가 로보택시 사업을 본격화하면 최근 전기차 판매 하락세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테슬라는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로보택시 서비스 출시를 위한 첫 번째 단계인 차량 호출 서비스 허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美 자율주행 1인자는 구글 웨이모

로보택시는 자율주행택시, 로봇택시로 불리는 자율주행차를 말합니다.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 기술로만 동작하는 차량 호출 서비스입니다.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미국 웨이모입니다. 웨이모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기업입니다. 웨이모는 미국 4개 지역에서 로보택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입니다.

웨이모는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일단 도로가 평평하고 다소 한적한 피닉스 지역에서 2018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조금 더 복잡한 샌프란시스코와 LA로 서비스를 확장해왔습니다. 지난달부터는 자율주행 경쟁자인 우버와 손잡고 오스틴에서 '웨이모 온 우버' 로보택시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습니다. 오스틴을 찾는 사람은 누구든 우버의 앱을 활용해 로보택시를 호출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통상 웨이모의 로보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웨이모 원' 앱을 설치해야 했는데요. 월간 활성 이용자 수만 1억7000만명에 달하는 우버 앱만 켜도 웨이모 로보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한국으로 치면 카카오택시를 통해 쉽게 로보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오는 여름에는 미국 애틀랜타 지역에서도 우버와 웨이모가 함께 로보택시 사업을 시작할 것이란 계획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현재 웨이모는 오스틴을 제외한 세 도시에서 매주 20만회 이상 승차를 처리합니다. 지난해 8월 주당 10만회 수준에서 불과 세 달 만에 주당 5만회를 늘렸고, 이제는 20만회가 넘습니다. 세 지역에서만 매주 60만명, 한 달이면 240만명이 사람 없이 운행하는 택시를 타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웨이모는 글로벌 서비스 지역을 점차 넓힙니다. 웨이모는 일본 택시 운영 업체 니혼고쓰, 차량 호출 앱 GO와 협력해 이달부터 도쿄에서 로보택시 테스트 주행을 시작했습니다. 미국 외 지역에서는 첫 번째 자율주행 사업입니다.

웨이모는 굵직한 투자 유치와 함께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에 56억달러(약 7조8000억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현재 누적 투자금은 이전의 두 차례 펀딩까지 포함해 110억달러(약 16조원)가 넘었습니다.

웨이모는 완성차 기업들과의 협력도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아이오닉 5를 로보택시 차량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죠.

현재 미국 자동차 제조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해 말 로보택시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 로보택시 사업은 웨이모의 독주 상태가 됐습니다. GM의 철수는 로보택시 사업을 담당해왔던 자회사 '크루즈'가 돈 먹는 하마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GM은 2016년 크루즈 인수 이후 8년 동안 로보택시 사업에 총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을 지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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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6월부터 로보택시 출시

미국 내 구글 웨이모의 독주에 도전장을 낸 또 다른 기업은 테슬라입니다. 테슬라는 무인 로보택시 사업을 회사의 핵심 미래 사업으로 점찍었습니다. 지난해부터 테슬라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로보택시 사업은 단순한 미래 사업 대신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는 사업이 됐습니다. 테슬라는 오는 6월에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 '사이버캡'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범 출시의 성과에 따라 내년을 목표로 한 미국 전역으로의 서비스 확대가 판가름 난다는 점에서 회사의 새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오스틴은 테슬라의 전기차 공장과 본사가 위치한 곳입니다. 주정부 차원에서 일론 머스크와 막역한 관계를 맺고 있고, 텍사스주는 일찌감치 자율주행 기업 지원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왔죠. 다만 이 지역에 이미 서비스를 출시한 웨이모와 정면충돌이 예상됩니다. 같은 지역에서 서비스 경쟁을 하면 어느 기업의 자율주행이 안전성과 정시성 등을 더 갖췄는지 증명될 것입니다.

테슬라는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로보택시 서비스 출시를 위한 첫 번째 단계인 차량 호출 서비스 허가를 받았습니다. 일종의 택시 허가증을 받은 것으로, 안전 운전요원이 함께 타는 서비스에 대한 허가입니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위한 빅픽처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이버캡은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인 'FSD' 소프트웨어를 구현할 핵심 로드맵 중 하나입니다. 테슬라의 FSD를 탑재한 개인 소유 차량을 로보택시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해 우버와 비슷한 영업을 하도록 하겠다는 구상도 있습니다.

FSD는 '레벨2' 단계의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말합니다. 테슬라에는 기본으로 탑재된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있죠. 크루즈 기능과 함께 차량 간격을 유지하고, 차선을 유지합니다. FSD는 이보다 한층 더 복잡한 상황에서 자율주행을 구현해냅니다. 차선이 명확하지 않은 도심에서도 신호등이나 표지판을 분간해내고요.

도로 주변 사물이나 사람을 인식하면서 안전하게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게 특징이죠. 회전교차로를 통과하고 비보호 좌회전이나 우회전도 해낼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테슬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이미 17억마일(약 2억7370만㎞)을 넘게 주행하며 쌓은 영상 데이터를 확보해 자율주행 업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레벨2 기능을 구현하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에서의 레벨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제안해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진 기술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보통 진정한 의미에서 자율주행은 '레벨3'라고 봅니다. 3단계에서는 운전자가 대부분의 상황에서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도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 않아도 됩니다. 차량 전방에 사고가 발생하는 등의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차량 제어권을 시스템이 갖고 있죠. 따라서 자율주행을 쓰고 있는데 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운전자가 아니라 완성차 제조 업체에 있습니다.

대신 테슬라의 FSD나 현대차그룹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은 모두 자율주행 2단계 레벨입니다. 레벨2에서는 이용 중에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죠. 그래서 레벨2 자율주행 시스템을 이용할 때는 운전자가 운전대에 손을 올려둬야 합니다.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손을 뗄 수 없게 돼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레벨2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된 현대차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꽤 많은데, 핸들에서 온전히 손을 몇 초간 떼고 있으면 운전대를 잡으라는 빨간색 신호와 소리가 계속 울려댑니다.



중국 포니AI가 글로벌 자율주행 1등?

자율주행과 관련해서 중국 회사들의 성장세도 무섭습니다.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 기업 포니AI는 로보택시 시장에서 최근 가장 눈여겨볼 회사입니다. 골드만삭스는 포니AI를 레벨4 자율주행(운전자 개입이 불필요하며 고등 자율주행이 가능해 레벨3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 모빌리티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기업 중 하나로 평가합니다. 이 회사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4개 주요 도시에서 완전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이미 상업화 단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습니다.

도이치뱅크도 포니AI를 '중국의 웨이모'라 칭하고 있습니다. 포니AI의 지능형 운전 기술은 첨단 AI 기술로 강화된 독점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두고 있죠. 도이치뱅크는"우수한 지능형 주행 기술 덕분에 포니AI는 중국의 1선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에서 모든 규제 허가를 취득한 유일한 로보택시 기술 기업"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포니AI는 현재 중국의 1선 도시에서 완전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고요.

로보택시 사업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로보택시 사업의 승자는 곧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기술인 자율주행의 최강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홍성용 기자는 '네이버 vs 카카오' '메타버스3.0' 등을 집필하며 국내외 대표 플랫폼 기업을 꾸준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들 빅테크 기업의 숨은 뒷얘기를 파헤친 '홍키자 빅테크' 시리즈도 격주 연재합니다. '돈 버는 테크 정보'를 놓치지 않으려면 지금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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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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