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신년회 행사에서 춤을 추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 엔비디아 웨이보 캡쳐]](https://wimg.mk.co.kr/news/cms/202504/15/news-p.v1.20250415.1c70db04b049405b9aa8385dcf281c95_P1.png)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현지 생산체계를 갖추겠다는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를 거듭 예고한데 이어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와 장비에 대한 공급망 실태조사에 들어가자 더욱 서두르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14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에 향후 4년 내 TSMC, 폭스콘, 위스트론, 앰코, SPIL 등 파트너사들과 함께 미국에서 최대 5000억 달러(약 70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칩 제조 뿐 아니라 AI 슈퍼컴퓨터 등 AI를 개발하고 실행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 일체를 미국에서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이와 관련 “미국에서만 만들어지는 AI 수퍼컴퓨터는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최신 AI 칩인 ‘블랙웰’의 경우 이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 위치한 대만 TSMC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또 다른 파트너인 폭스콘과 위스트론은 텍사스주에 슈퍼컴퓨터 제조 공장을 건설 중이며, 약 12~15개월 안에 대량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 내 제조 역량을 확대함으로써 AI 칩과 슈퍼컴퓨터에 대한 증가하는 수요를 맞추고 공급망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6월 3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대만 최고의 기술 박람회인 컴퓨텍스 2024에서 리사 수 AMD 회장 겸 CEO가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출처=AFP]](https://wimg.mk.co.kr/news/cms/202504/15/news-p.v1.20250415.346d6818c24d4165a697721aa11d9728_P1.jpg)
앞서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H20 AI 가속기에 대한 중국 수출 제한 계획을 철회했다. 미국은 당초 안보를 이유로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며 엔비디아의 H20 칩 을 수출 통제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수출 규제가 시행 되기 직전 엔비디아의 H20은 규제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당시 해당 정책이 철회된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5000억 달러와 같은 거액의 대미 투자 계획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 관련 미 공영방송 NPR은 지난 9일(현지시간) 황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사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한 이후 투자를 약속했고 엔비디아의 H20에 대한 규제가 철회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미국 대표 반도체 기업인 AMD도 이날 미국 내에서 최첨단 칩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15일 타이완대학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AMD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반도체 생산 준비가 완료됐으며, 앞으로 AI 서버 생산도 미국 내에서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AMD는 자체 공장을 보유하지 않고 현재 대부분의 칩 생산을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에 맡기고 있다. 하지만 애리조나 공장을 가동함으로써 TSMC가 애리조나에서 생산하는 5나노 이하 공정 기반의 첨단 칩을 AMD가 미국 내에서 공급받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지난 11일 스마트폰·노트북 컴퓨터·컴퓨터 프로세서·메모리 칩·반도체 제조 장비 등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반도체 등 전자 제품이 관세 부과 대상에서 아예 제외된 것은 아니라고 거듭 밝혀 관세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