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 피하려는 소비자 심리 반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자동차 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국에서 자동차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지난 3월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판매 실적이 일제히 치솟았다.
4월 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포드자동차의 지난 3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 뛰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올해 1분기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본 업체인 도요타와 혼다 역시 각각 7.7%, 13%씩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도 3월에 각각 13% 성장세를 기록했다.
판매 급증의 배경엔 ‘관세 전 구매’ 심리가 뚜렷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오는 4월 3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지난 3월 26일 발표했다.
앞서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에드먼즈와 콕스 오토모티브는 관세 발표 이후 가격 인상 우려로 3월 판매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JD파워의 데이터·분석 부문 사장인 토머스 킹은 “관세에 대한 전망이 이미 업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있다”며 “3월의 판매 강세는 잠재적인 관세 관련 가격 인상을 피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구매를 가속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관세 발효 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해 상당한 폭의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소형차 부문에 특히 수요가 집중됐다고 짚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GM 쉐보레의 소형 SUV 트랙스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57% 급증했다. 현대차의 소형 SUV 투싼과 소형 세단 엘란트라(아반떼)도 월간 판매량이 25% 넘게 증가하며 역대 동월 최고 판매량을 경신했다.
업계에선 관세 충격이 즉각적으로 미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딜러들은 평균적으로 60∼90일 분량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GM 쉐보레 딜러 듀언 패덕은 “회사 측이 최근 구매자들의 수요를 고려해 이례적으로 많은 재고를 보냈다”고 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이 관세에 따른 손실을 메우기 위해 일부 모델의 가격을 올리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모건스탠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지속될 경우 신차 가격이 12% 상승할 수 있으며, 신차 대출의 평균 월 상환액은 현재 750달러에서 840달러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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