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구 K&K 글로벌 트레이딩 회장 [사진제공= K&K 글로벌 트레이딩]](https://wimg.mk.co.kr/news/cms/202504/02/news-p.v1.20250402.53ea62d9023b496591bef92c187086f5_P1.jpg)
제18차 세계한상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고상구 K&K 글로벌 트레이딩 회장은 베트남의 한인 거상이다.
2002년 베트남에 처음 방문해 백화점을 비롯해 현지 대형 유통채널에 한국 식품을 공급하는 B2B 시장을 겨냥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매 유통망 케이마켓(K-MARKET)을 구축했다. 급속한 도시화에 발맞춘 거점확보를 비롯해 차별화와 새로움을 강조하며 베트남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한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을 통해 고객의 편리함을 극대화하고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케이마켓은 140여개 매장, 고용인원 2000명 규모로 성장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베트남 사회와 교민들을 위한 다양한 기여를 하고 있다. 회사의 목표는 시장 점유율을 넘어서 베트남에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베트남서 백화점 사업 실패…인삼 사업으로 재기
고상구 K&K 글로벌 트레이딩 회장은 2002년 처음 베트남을 방문했다. 당시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할 계획이었지만 우연히 베트남에 먼저 진출해 있던 친구의 권유로 하노이를 찾았다가 백화점 운영 제안을 받았으나, 백화점 운영 경험이 없던 그는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신세계백화점 구매과장 출신 후배를 설득해 사업을 준비했다.
백화점 ‘코리아타운’은 한국 제품을 중심으로 한 쇼핑몰로 그해 6월에 준비해 4개월 만인 10월에 개장했다.
다양한 한국산 이월 상품을 판매했지만 베트남 소비자들의 소비력과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결국 6개월 만에 사업을 정리했다.
투자금 23억원 중 20억원을 까먹고 3억원만 회수하는 대실패였으나 이 경험을 통해 베트남 시장의 흐름과 수익성 높은 아이템(인삼, 양복, 이불, 문구·팬시류)을 발견했으니 ‘성공한 실패’라고 고 회장은 회고한다.
백화점 사업 실패 이후 고 회장은 인삼과 이불 사업에 주력했고, 후배는 문구·팬시류 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인삼은 높은 수익성을 보이며 고 회장에게 큰 성공을 안겨줬다.
베트남 시장에서 신뢰를 얻기 위해 인삼주를 고급스럽게 전시했는데, 예상치 않게 고가의 인삼주가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며 대박을 터뜨렸다. 원가 10만원 미만의 인삼주가 3000달러까지 팔렸고, 베트남 현지에서 인삼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다.
백화점 사업의 실패가 값진 경험이 되어 이를 발판으로 인삼 사업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실패를 단순한 손실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위한 과정으로 여긴 고 회장은 ‘STAR KOREA’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인삼주 사업은 계속 번창해 전국 유명 대형마트, 주요 쇼핑센터 등 베트남 전역(호치민, 하노이, 다낭, 하이즈엉, 남딩, 롱비엔 등)에 ‘STAR KOREA’ 매장이 들어섰고 매장이 총 40여개가 되었다.
새로운 쇼핑몰이 생길 때마다 고급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하며 입점하곤 했다. 베트남에서 고가의 한국 인삼을 팔려고 하면 최소한 그 정도의 인테리어와 매장을 갖추어야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고 회장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2007년경부터 잘 나가던 인삼주 사업도 후발주자들의 덤핑 가격과 품질 낮은 제품 유통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시장이 혼탁해져 접어야 했다.
유통기한 내 소진하지 못한 B2B 재고 쌓여 B2C 시작
고상구 K&K 글로벌 트레이딩 회장은 처음부터 B2C 시장을 겨냥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베트남 현지인 시장을 노린 B2B 시장을 겨냥했다.
현지 대형 유통채널에 한국 식품을 공급하는데 주력했다. 사업은 순조로운 편이었고 한국 식품을 베트남 대형 유통망에 공급한다는 보람도 있었으나 수입해 온 식품은 많은데 유통기한 내 소진하지 못해 재고가 쌓이고 처치 곤란의 물건들이 생기기 시작하는 문제가 발생해 자구책으로 B2C를 시작하게 됐다.
수 많은 고민 끝에 고 회장은 직접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통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케이마트(K-MART)이다.
2007년 K-MART 1호점이 하노이의 쭝옌거리에 공식 개장했다. 쭝옌의 점포는 외진 곳에 위치해 그다지 좋은 자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고 회장은 다른 마트와 차별화하기 위해 한국 스타일로 인테리어를 했다. 분수대를 설치하고 파라솔을 쳐서 야외 좌석을 만드는 등 한국에서 가져온 장비들로 고급 스타일의 한인마트를 만들었다.
K-Mart는 성공이었다. 성공에는 여러 요인이 있었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새로움’이었다.
기존 한인마트들은 인테리어나 매장관리에 허술했지만 K-MART는 처음부터 베트남에서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마트를 베트남 고객들이 방문했을 때 “역시 한국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테리어의 차별화, 새로운 제품 도입에 신경썼다.
한국에서 컨테이너 박스를 들여올 때마다 한국의 핫한 상품을 가져왔다. 당시 한국에서도 비싸게 판매되고 있던 스타벅스 병커피를 들여왔을 때 베트남 커피가 얼마나 싸고 맛있는데 저렇게 비싼 한국 스타벅스 병커피가 팔리겠냐고 코웃음을 쳤다.
당시 교민들에게는 베트남 G7 믹스커피가 인기였다. 하지만 스타벅스 병커피는 K-MART에서 판매가 시작된 후 한국인들이 엄청나게 찾았고 덩달아 한국인 사이에서는 K-MART에는 언제나 새로운 상품들이 많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품질관리 차별화와 고객 중심 서비스가 ‘성공비결’2014년 K-MART 매장이 10개 정도 되었을 때 베트남 어떤 법무법인으로부터 질의서 한 장이 날아왔다
“당신 회사는 왜 K-MART라는 상호를 사용하고 있는가?” K-MART는 이미 미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유통회사이고 베트남에도 상호등록이 되어 있으니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바꾼 상호가 K-MARKET이다.
K-MARKET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차별화된 품질관리와 고객 중심의 서비스였다.
고 회장은 한국에서 직접 식품을 수입하고,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신선한 제품을 제공하는 유통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소비자들이 한국 식품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식 행사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농가 상생 프로젝트’등 CSR 활동
K-MARKET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07년 이후 지금까지 18년간 매장 개수는 벌써 140개를 넘어섰다. 코로나 시기에는 8개 매장을 정리하기도 했다. K-MARKET의 매장은 모두 직영점이며 총 고용 인원은 2000명 가량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에는 남들처럼 온라인 유통망을 강화하고,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했다. 덕분에 K-MARKET은 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고 회장은 현지 직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직원 복지를 강화하고, 위생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매장 운영 방식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CSR 활동에는 베트남을 위한 CSR이 있고 교민들을 위한 CSR이 있다.
2013년부터 베트남의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전 임직원이 고아원과 복지원에 매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으며, 베트남 농가가 코로나로 인한 수출길이 막히자 베트남 농가의 농작물을 구입해 원가로 판매하는 ‘K-MARKET & 베트남 농가 상생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또 지난 2020년 4월 베트남 조국전선중앙위원회를 방문해 힘든 시기를 조속히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현금 10만US$와 구호물품 7만US$를 기부했다.
이 밖에 베트남 중부지방 홍수 피해 이재민을 위한 기금 모금, 굿네이버스와 농가 지원 협업 프로젝트 및 전체 매장 모금함 비치 등 그 외 베트남 지역 사회에 대한 공헌 및 한국과 베트남 관계를 위한 여러 활동을 해 오고 있다.
교민들을 위해서는 2021년 8월 어려운 상황에 처한 호치민 교민들의 백신 조달과 확진자 구호 기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10만 US$를 호치민 한인회에 기부했다.
또한 베트남 교민 사회의 상생 협력을 위해 여행업 종사자 코로나 극복 후원금,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한국 코치진 주거환경 개선 주택 지원, 격리 교민 구호물품 지원 등 수 많은 기부 활동에 참여했다.
올해 베트남 남부 복합물류센터 준공에 집중
올해 K&K 글로벌 트레이딩은 베트남 남부에 대규모 복합물류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이 물류센터는 동나이(Dong Nai) 년짝(Nhon Trach)에 위치한 힙프억(Hiep Phuoc) 공단에 설립된다.
공단의 위치는 물류 유통의 중심지다. 호치민 2군까지 약 30분대이며, 냐베 고속도로 완성 시 7군까지도 30분 대 배송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부 복합 물류센터는 약 9,000평 면적에 해당하는 부지로 K-MARKET 하노이 복합물류센터보다 1.5배 더 큰 규모이다.
상온·냉동·냉장에 맞는 물품 포장과 배송, 보관·재고관리 등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풀필먼트 물류센터’를 비롯해 남부 지역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한 지역 상생형 공유 창고, 스마트 연계 물류 시스템 등이 조성된다. 이 같은 미래도시형 첨단 물류 인프라 구축으로 고부가가치의 물류산업이 육성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사업의 기반인 베트남 북부·중부·남부를 아우르는 통합 물류망을 구축함으로써 기존 판매 상품 외에도 수 십만 종의 해외 직구 물류망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 남부 복합물류센터가 준공되면 한국 농·식품의 남부 지역의 유통망 확대는 물론이고 남부 지역의 풍부한 농·수산물 유통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남부 복합물류센터에서는 3PL(삼자 물류), 농수산물 PB 제품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이 이루어지며, 베트남 내수시장을 비롯해 한국 및 제3국 수출 판로까지 확보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부 복합물류센터 준공 사업은 기존에 확보된 북부 물류 유통망에다 베트남 경제 중심으로 볼 수 있는 베트남 남부지역의 물류 유통망까지 더하겠다는 K-MARKET의 비전이 담겨져 있다.
K-MARKET의 최종 목표는 단순한 한국 식품 판매점을 넘어 글로벌 유통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다. 베트남을 넘어 동남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 시장에서 한국 식품을 알리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K&K 글로벌 트레이딩의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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