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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1등을 지킨 브랜드의 똑똑한 경영 노하우 [똑똑한 장사]

  • 이경희
  • 기사입력:2025.02.28 14:51:36
  • 최종수정:2025.02.28 14: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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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장사-31] 창업에서 성공하는 것도 힘들지만 성공을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 수많은 기업들이 반짝 성공을 거두고 지속 가능성에서는 실패한다. 단명하는 기업이 수두룩한 현실에서 20년 이상 한 업계에서 1등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김인규 다비지안경 대표. <부자비즈>
김인규 다비지안경 대표. <부자비즈>

다비치안경은 20년 이상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IT 기업도 아닌데 1400만명 이상의 누적 고객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어느 상권에서든지 다비치안경 매장이 들어서면 그자리가 그지역의 랜드마크가 된다. 13평짜리 안경 매장에서 출발해 20년 이상 대한민국 1등 안경 브랜드를 지키고 있는 다비치안경 김인규 대표의 비결은 무엇일까

즉시 실천하고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첫째 사업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다. 많은 사업가들에게 사업 철학을 물어보면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한다. 성공하고 돈 버는 것이 철학인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김인규 대표는 사업의 기본 철학이 명확하다. 고객 중시, 상생봉사, 행즉가이다. 이 3가지 핵심 가치는 죽은 슬로건이 아니라 다비치안경의 모든 경영 현장에 호흡처럼 스며들어 있고 살아있는 생명체다.

고객 중심은 고객의 행복과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다. 상생 봉사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상생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다. 즉시 행동하는 것을 강조하는 행즉가는 실천 중심 경영문화를 만들었다.

다비치 고객가치 경영연구원 내부 전경. <부자비즈>
다비치 고객가치 경영연구원 내부 전경. <부자비즈>

둘째, 핵심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브랜드의 철학이나 슬로건이 아무리 좋아도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철학과 핵심 가치를 실천하는 문화를 만들려면 경영자의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 김인규 대표는 오랫동안 사업에 헌신하며 실천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조금만 성공해도 골프채부터 잡는 게 일반적인데 김 대표는 그 흔한 골프를 치기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사업에 집중하려면 시간을 절약해야 했다. 오랜 기간 회사안에서 사업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데만 집중했다.

실제로 다비치안경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세계적인 기업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IT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고객 여정을 따라가는 전문화된 시력 검사 시스템이다. 안경원에서 일하는 안경사들은 국가자격증을 지닌 전문가들이다. 하지만 이런 전문성 때문에 오히려 서비스에 안경사의 개인 특성이 반영되기 쉽다.

다비치안경 사옥. <부자비즈>
다비치안경 사옥. <부자비즈>

고객의 시력 특성에 따라서 검사 종목이 달라지고 추천해야 하는 안경도 달라진다. 다비치안경은 안경사의 성향에 따라 서비스가 달라질 수 있는 소지를 없애기 위해 고객이 안경을 맞추는 여정의 모든 프로세스를 디지털화시켜서 전국 매장의 안경사들이 동일한 프로세스에 따라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고객이 상담 테이블에서 문진을 하면 라이프 스타일과 시력 특성에 따라 자동적으로 제품이 추천된다. 결과값을 입력하면 해당 고객에게 어떤 검사를 해야 하는지 안내가 뜬다. 예비검사, 한국식 표준화굴절검사, 양안시검사 등 자동적으로 검사 항목이 달라진다. 어떤 고객은 간단한 일반 검사만으로 충분하고 어떤 고객은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다비치의 비스포크 시스템 덕분에 안경사들은 필수 검사 항목을 누락하지 않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20년 이상 전국 다비치안경 안경사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IT 전문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업그레이드 해왔다. 김인규 대표는 이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아예 IT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가격 정찰제를 준수하는 이유는

다비치안경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가격 정찰제다. 지금도 안경의 진짜 가격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말을 할 정도로 안경 가격에 거품이 많다는 인식이 있다. 그래서 다비치안경은 오래전부터 정찰제를 실천해 왔다. 다비치안경에 가면 13579라는 숫자가 있는데 1만원부터 9만원까지 해당 금액에 맞는 안경을 구분해서 진열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안경사가 안경테에 대해 금액으로 장난칠 수가 없다. 고객은 안심하고 금액에 맞는 안경테를 구매할 수 있다. 다비치안경에는 고가 고객이나 저가 고객이나 동일하게 소중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은 안심하고 저렴한 가격에 안경태를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김인규 대표의 생각이다.

다비치안경 매장. <부자비즈>
다비치안경 매장. <부자비즈>

김 대표는 안경사들에게 늘 “고객이 졸도할 때까지 서비스를 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강조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시스템을 만들어서 서비스를 평가하고 성과를 칭찬한다. 언젠가 그는 서울 삼성 병원에서 ‘서비스는 습관이다’라는 포스터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말에 감동받아 다비치안경의 전매장에서 그 슬로건이 실천될 수 있도록 적용하고 있다.

셋째 교육에 대한 헌신이다. 2004년 김인규 대표는 대전에 다비치고객가치경영연구원을 설립했다. 이 교육 시설은 600평 부지의 100년 된 건물에 있다. 다비치안경에 입사하는 모든 직원들과 안경사, 가맹점 사장들은 이곳에서 5박 6일 동안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곳에는 18명의 전문 강사가 있다. 안경사 자격증 취득자들을 면접을 통해 선발해서 전문적인 교육을 시켜주는 안경사관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안경사관학교는 다비치안경이 안경업계 발전을 위해서 진행하는 사회 참여 활동의 일환이다. 이 교육을 통해 미래의 안경원 사장들은 다비치안경이 오랫동안 축적한 안경사업의 가치와 업무 및 경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다비치안경 매장이 랜드마크가 되는 이유는

넷째 매장 출점 원칙이 명확하다. 많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사업에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가맹점 모집에 급급해 출점 원칙을 준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단기적으로는 가맹점이 늘어났지만 가맹점의 경영이 부실해지면 브랜드의 약화를 가져온다. 어느 지역에 가든지 다비치안경이 있는 곳이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는 것은 철저한 상권 입지 조사를 거치기 때문이다. 다비치안경은 매장 규모도 70평 이상 대형을 고집하고 있다. 70평은 안경원의 서비스 내용과 고객의 구매 스타일과 여정을 고려해 매장안에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설계한 것이다.

그래서 다비치안경이 들어가면 인근에 훨씬 큰 경쟁 매장이 있어도 더 높은 매출과 생산성을 보인다. 전국에 있는 200 여 개 매장에서 동일한 매뉴얼과 IT시스템에 기반해 과학적이고 정교한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다비치안경 임직원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부자비즈>
다비치안경 임직원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부자비즈>

다섯 째 상생과 봉사 실천이다. 다비치안경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는 것은 가맹점의 성공이다. 가맹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비치안경을 찾는 고객이 만족하고 행복해야 한다. 그래서 다비치안경의 모든 정책과 시스템은 고객행복과 가맹점 성공에 맞춰져 있다. 다비치안경은 디지털 시스템을 통해 전국에서 이루어지는 서비스의 품질을 측정할 수 있다. 또 매월 1회 전국 가맹점 사장이 참가하는 경영자 회의를 운영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실천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가맹점 사장들은 가맹본부에 현장의 소리를 전달하고 때로는 가맹본부가 잘못한 일을 질책하기도 한다. 본사 역시 가맹점이 지켜야 할 다양한 내용들을 전달한다. 가맹본사와 가맹점의 이런 소통은 전체 가맹점 매출을 상승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김인규 대표가 평생 중요하게 생각하며 실천해 온 것이 있다. 봉사다. 김대표는 20대부터 혼자라도 봉사를 다녔다. 봉사는 돈을 번 후에 하는 것이 아니라 돈 벌기 전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다비치안경은 안경을 판매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해서 봉사에 사용한다. 다비치안경 봉사대는 전용 버스를 타고 취약 계층을 찾아간다. 시력 검사를 하고 안경을 맞춰준다.

단명하는 기업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뜨리기 때문이다. 조금 성공하면 그 성공에 만족하고 취해서 사람이 달라진다. 올챙이 때 생각하지 못하고 성공을 과시하고 누리기에 급급한다. 긴박함과 절실함이 사라진다.

특정 시점의 성공을 완성형으로 생각하고, 위험과 변화에 대응할 준비나 노력을 하지 않고 사업에 대한 집중력을 놓친다. 기업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동일하다. 관리하지 않으면 외부의 세균에 쉽게 노출되고 병이 들 수 있다. 다비치안경이 20년간 1등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경영자의 사업에 대한 헌신과 집중력이 아니었을까?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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