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 휴대해야 초기 대응 가능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화재 위험이 있는 보조 배터리를 기내 선반에 넣지 않고 반드시 직접 휴대하고 탑승하도록 안내를 강화하기로 했다. 현행 항공 규정상 보조배터리 기내 탑재를 전면 금지할 수는 없는 만큼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초기 대응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좌석 포켓에 휴대용 보조배터리 보관용 비닐백을 비치하도록 하는 내부 방침을 협의 중이다. 화재 위험이 있는 보조배터리의 선반 보관을 막기 위한 조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보조 배터리 기내 반입·보관 규정 관련 대고객 안내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안전을 위해 보조배터리 선반 보관을 방지할 수 있는 추가 조치를 유관기관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도 보조배터리 기내 선반 보관을 막기 위해 안내를 강화할 방침이다. 승객이 직접 배터리를 휴대하도록 공항·게이트 앞에서 안내 방송을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은 ‘배터리 화재진압 전용 장비’을 모든 항공기에 탑재할 예정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에어부산 기내 화재의 원인으로 보조배터리가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은 오는 7일부터 탑승구에서 휴대 수하물 내 배터리가 있는지를 점검해 스티커·택(TAG) 같은 별도 표식을 부착하기로 했다. ‘노 배터리 인사이드(No Battery Inside)’ 표식이 부착된 수하물만 기내 선반에 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에어서울은 ‘배터리, 라이터, 휴대폰은 선반에 보관하지 말고 직접 소지하라’는 내용의 기내 방송을 하기로 했다. 티웨이항공도 같은 내용의 안내 방송을 탑승 전·후에 할 예정이다.
항공 전문가들은 보조 배터리를 안전하게 들고 타려면 비닐 등으로 단자를 감싸 직접 휴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모든 예비 리튬 배터리를 가방에서 꺼내 승객이 직접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를 직접 보관하면 화재가 발생해도 초기에 대응할 수 있다”며 “보조배터리 휴대 관련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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