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임금 인상률을 높이고 성과급 규모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을 제외한 세 곳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했다. 하나은행은 13일 임단협을 타결할 예정이며 국민은행은 아직 노사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상태다.

올해 국민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 임금 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8%다. 지난해 2%에서 0.8%포인트 높아졌다. 임금 인상률은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가 사측과 일괄적으로 협상한다. 국민은행도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성과급도 전반적으로 확대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올해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80%를 책정했다. 지난해(신한 281%·하나280%)와 비슷한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현금성 포인트 지급액을 150만포인트로 늘렸다. 하나은행도 현금 지급액을 200만원으로 늘리고 복지 포인트를 50만원 증액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전년 조건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우리은행은 2024년 결산이 끝난 후 성과급 규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노조는 성과급으로 전년 조건(통상임금 280%)보다 확대된 수준인 ‘임금 300%와 100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은행권 노조가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지난해 은행들이 호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5대 은행의 누적 순익은 약 11조7883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11조3282억원)보다 4.06% 증가했다.

특히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 확대가 수익 증대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은행권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1.41%p)는 2023년 8월(1.45%p)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집계됐다. 이에 5대 은행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이자이익은 약 29조1417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28조6920억원)보다 1.5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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