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 신년 메시지를 두고 LG전자가 시끌시끌하다. ‘인건비 증가 속도를 줄이자’는 표현 때문이다. 조 사장은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로 말했지만, 직원들 사이에선 “업계 최고 연봉을 받는 CEO 입에서 인건비가 나올 말은 아니다”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조 사장은 직원 소통 행사에서 2025년 신년 메시지를 전달했다. 해당 신년사 중 ‘인건비 증가 속도를 줄이자’는 표현에 직원들이 반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조 사장은 “인건비 증가 속도를 줄이는 측면에서, 임금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유지하되, 인원 수는 적절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표현을 두고 LG전자 내 일각에선 조 사장이 인건비 감축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본인을 LG전자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 ‘CEO의 막말’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고 “CEO가 ‘이제는 인건비 증가 속도를 늦춰야 할 시점임을 구성원 여러분들도 모두 깊이 이해해 주길 당부한다’고 신년 메시지를 통해 말했다. 본인 연봉을 50% 인상하고, 본인의 상여금은 3배 이상 올리면서”라고 꼬집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LG전자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찬성하는 댓글을 여러 개 달며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조주완 사장은 업계에서 연봉이 높은 축에 속한다. 조 사장은 2024년 상반기 보수로 22억1200만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급여는 7억8200만원, 상여는 14억3000만원 등이다. 2023년 상반기(15억6100만원) 대비 41.75% 증가한 수준이다. 2023년에는 한 해 동안 23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조 사장은 경각심 차원에서 말을 꺼냈겠지만, 임금 상승폭을 두고 불만이 있는 직원들에게는 와닿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3호 (2025.01.15~2025.01.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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