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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X차승원의 `어느날`, 영드 원작 뛰어넘는 수작 될까[종합]

  • 박세연
  • 기사입력:2021.11.26 15:16:39
  • 최종수정:2021-11-26 16: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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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제작발표회.사진|강영국 기자
'어느 날' 제작발표회.사진|강영국 기자
김수현, 차승원, 김성규라는 대한민국의 '명배우'가 빚어내는 케미가 '어느 날'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26일 오후 쿠팡플레이 시리즈 '어느 날'(연출 이명우)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어느 날'은 평범한 대학생에서 하룻밤 사이 살인 용의자가 된 김현수(김수현)와 진실을 묻지 않는 밑바닥 삼류 변호사 신중한(차승원)의 치열한 생존을 그린 8부작 하드코어 범죄 드라마다. OTT 진출을 선언한 쿠팡플레이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시리즈물로 영국 BBC를 통해 방영돼 인기를 모은 '크리미널 저스티스'를 한국의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이명우 감독은 '어느 날'에 대해 "사람이 살다보면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간혹 일어날 수 있는 경찰서에 끌려가고 사법제도 앞에 서야 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법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어떻게 보면 법에 대해 무지하고 좋은 변호사를 쓸 수 없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안타까운 마음을 대중에 선보이고 싶었다. 그것을 통해 사법제도가 보여주는, 사법제도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되짚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어 "'나라면 어떻게 했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다. 나라면 현수가 했던 모든 선택들이, 다시 돌아간다면 또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드라마는 영국 드라마 '크리미널 저스티스'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 감독은 "원작을 보면서 며칠 동안 먹먹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원작이 가진 힘과, 그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가 강력했다고 생각했다. 이런 드라마를 다시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리메이크 기회가 주어졌을 때 원작을 한국으로 들여왔을 때 맞지 않는 부분이, 정서적으로도 굉장히 크고 사회적으로도 다르기 때문에 그걸 만들어가기가 만만치 않았는데,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눠서 한국적인 이야기로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어느날' 김수현. 사진|강영국 기자
'어느날' 김수현. 사진|강영국 기자
김수현, 차승원, 김성규 캐스팅 포인트도 밝혔다. 이 감독은 "대한민국 감독들이라면 여기 있는 배우들과 너무 하고 싶지 않겠나. 원작 드라마를 보고 제일 먼저 감독 입장에서는 리메이크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원작이 갖고 있는 좋은 결을 살리면서도 한국 정서와 한국 사법 시스템에 맞게 바꾸는 일련의 작업들이 녹록치 않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런데 처음 작품을 기획하고 대본을 뽑을 때 머리 속에 항상 생각하는 배우가 있다. 이 배우가 하면 너무 좋겠다는 워너비 배우들을 꿈처럼 느낄 수 있게 됐다. 운이 좋았고, 너무나 훌륭한 배우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감회를 드러냈다. 이 감독은 "현수는 너무 평범한 대학생이지만 하나의 사건으로 맞닥뜨리는 큰 변화를 누가 할 수 있을까 했는데, 김수현이라는 대 배우가 갖고 있는 흡입력이 있다. 김수현과 김현수 이름의 한자도 똑같은데, 김현수 역할에 김수현 배우는 그냥 상상 속 인물이었는데 우리가 캐스팅 제안을 하고 빠른 시간에 검토됐을 땐 너무 꿈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차승원은 '너희들은 포위됐다'로 호흡을 맞췄었는데 카리스마와 유연함을 동시에 갖춘 대한민국에 몇 안 되는 배우라 생각한다. 차승원은 장르 불문 느와르부터 코믹까지 되는 배우인데, 이 드라마를 원작과 다르게 한국화 시켰을 때 자칫 밀도 있고 묵직한 드라마가 너무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은 쉬어갈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차승원을 생각했다. 차승원에게 전화해서 대본을 전달 드렸는데 바로 그날 밤 좋다고 연락이 와서 꿈결같이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 조합에 방점을 찍어준 게 김성규 배우다. 김성규는 이전에 다른 훌륭한 작품들이 있었지만 조금은 경계했던 게, 너무 센 악역으로 보이는 고민이 깊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않게 되기 위해 나와 많이 이야기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캐스팅 확정 전에 대화의 시간이 있었고, 이를 통해 매우 흡족스럽고 만족스러운 도지태 캐릭터가 나왔다. 이 모든 게 꿈만 같은 드림 캐스팅이다"고 말했다.

'어느날' 차승원. 사진|강영국 기자
'어느날' 차승원. 사진|강영국 기자
그러면서 이 감독은 "배우들에게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디렉션을 드리기보다는 이번에는 배우들이 주는 에너지를 관찰자 입장에서 따라갔다. 배우들이 만들어낸 캐릭터를 담아내는 데 중점을 뒀다. 배우들이 캐릭터 고민이 누구보다 깊었을 것이고, 그들이 만들어낸 캐릭터를 한 그릇 안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출연 소감 및 각각의 캐릭터를 소화하며 느낀 소회를 밝혔다. 김수현은 "원작인 영국 드라마 '크리미널 저스티스'를 너무 감명깊게 봤다. 두 원작을 너무 뜨겁게 봤고, 영국과 미국의 현수들이 가진 매력을 제가 한 번 소화해보고 싶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이후 약 1년 반 만의 컴백에 대해 김수현은 "원작이 가진 매력이 있다. 그걸 할 수만 있다면 다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작품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이건 기회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극중 현수로서 최선을 다해 결백했다. 너무너무 억울했고, 서러웠고, 상처 받았고 휘둘렸고 성장했다"고 말했다.

쿠팡플레이 첫 드라마로 1년 반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김수현은 "나는 쿠팡와우 회원이라 무료 시청이 가능하다"고 너스레 떨었다. 그는 OTT 도전에 대해 "부담감은 매 작품 할 때마다 나이 먹어갈 때마다 시간 지나갈 때마다 사라질 수 없는 것 같다. 더 발전된 모습에 대한 부담감이라던가, 당장 전작과의 비교에 대한 부담감이다. 그런데 그런 부분들이 필요하다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존 작업 환경과 달랐던 점에 대해서는 "이렇게까지 억울했던 현장이 없었다. 또 장르물로는 첫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원작 캐릭터와 차별점을 둔 데 대해 김수현은 "차별점을 두기보다, 영국과 미국의 현수들이 갖고 있는 매력들을 다 가지고 있는 한국의 현수를 보여주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어느날' 김성규. 사진|강영국 기자
'어느날' 김성규. 사진|강영국 기자
또 극중 현수를 표현하며 느낀 점들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수현은 "극중 현수가 해야 할 일이, 결백을 증명하고 억울하고 여러 사람의 말을 듣고 휘둘리고 상처받는 과정이다 보니, 그분들을 표현하는 부분이 감정이 섞일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 보니 감정씬들이 계속되다 보니 에너지 소모는 둘째치고 이걸 계속 같은 그림을 보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감독님께서 배우를 굉장히 지켜봐주시고 기다려주시는 스타일이신데, 감독님께 이번 것은 어땠는지 여쭤보니, 감독님은 이미 같이 호흡을 하고 계시더라. 같이 울고 같이 화가 났다가 같이 서럽고 같이 결백하고... 이 방향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확신을 해가면서 가게 됐다"고 말했다. 극중 현수의 변호인 신중한 역을 맡은 차승원은 "나 역시 원작을 보면서, 외피는 얼음장처럼 차갑지만 안에서 인물들이 행하는 행동은 용광로처럼 뜨겁게 느껴졌다. 그 상반됨 속에서 오는 드라마의 깊이가 좋게 느껴졌다. 그 점을 이명우 감독님이 우리 감성과 시선에 맞게, 우리의 결로 잘 버무려주셨다. 그게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 원작 드라마를 리메이크로 들여올 때 우리의 정서를 빼놓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드라마는 우리 정서를 곳곳에 잘 녹여놨다"고 말했다.

차승원에게 '어느 날'은 '화유기' 이후 4년 만에 드라마 복귀다. 차승원은 "처음 이 작품을 하게 된 건 감독님이다. 예전에 이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굉장히 좋았던 추억이 있었다. 이명우 감독님과 다음에 또 하면 어떤 작품이 됐건 내가 행하는 연기의 정서나 감정을 아주 잘 어루만져주시겠구나 하는 믿음이 있었다"며 "한 번 작품 보라는 연락이 왔을 때 다 보기도 전에 이미 결정했었다"고 말했다.

'어느날'의 강점에 대해 차승원은 "우리 드라마는 현수를 인수분해하는 드라마다. 현수를 도와주는 나조차도, 이게 도와주는 거였나 싶은 거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봤을 때, 과연 진짜 범인이?라는 의문점도 있다. 나는 원작을 봣을 때 그런 의문점이 있다. 보시는 분들도 어쩌면? 이런 묘한 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제도 안에서 우리 인간은 보호받고 있나, 그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은 정말 정의라는 걸 향해서 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점. 이런 것이 이 드라마의 백미"라고 말했다.

'어느날' 차승원 김수현. 사진|강영국 기자
'어느날' 차승원 김수현. 사진|강영국 기자
극중 교도소의 1인자 도지태 역을 맡은 김성규는 "대본을 봤을 때 좋았던 건, 누구나 생각해볼 수 있는 메시지나 주제도 있지만 속도감이 있었고, 현수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내가 맡은 인물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지만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악역 부담감은 없었다. 교도소에 있는 범죄자지만 단순 악역은 아니었기 때문에 악역이라는 데서 부담스럽진 않았다"면서 "그전에 맡았던 역할들과는 분명 다른 지점이 있는 것 같다. 교도소 안에서 권력을 쥐고 있고. 동물로 비유하자면 예전엔 하이에나였다면 이번엔 사자로 나온다"고 덧붙였다.

쿠팡플레이 첫 시리즈에 대한 각오도 전했다. 이 감독은 "요즘 방송 시장 환경이 급박하게 변해가는 것 같다. 아시다시피 많이 알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의 OTT가 한국 시장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내 입장에서는 우리 기술과 우리 자본이 들어가있는 쿠팡플레이가 우리나라 대표하는 OTT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입장에서는 쿠팡플레이의 첫 시리즈를 잘 열어서 '어느 날'이 계속 회자됐으면 하는 욕망도 있었다"고 말했다.

'어느 날'에는 김수현, 차승원, 김성규 등이 출연한다. 27일 0시 첫 공개되며 매 주 토, 일요일 0시 공개된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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