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2 21:29:09
이시바 “쌀값 3천엔대로” 목표 제시 고이즈미 “이해단체에 휘둘리지 않을 것” 日언론 “쌀값에 정권 향방 달려”
쌀 가격 급등으로 여론이 심상치 않자 일본 정부가 쌀 가격을 낮추는데 모든 수단을 동원할 테세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쌀값 목표 수준까지 언급하며 가격 인하 의지를 밝힌데 이어, 고이즈미 신지로 신임 농림수산상에게 비축미 방출 방식을 가격을 내리기 쉬운 수의계약으로 변경할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22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여야 당수 토론에서 “쌀은 (5㎏ 기준) 3000엔대여야 한다”며 실현되지 않을 경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쌀값이 이시바 총리가 언급한 3000엔대에 진입하려면 농림수산성의 가장 최근 조사치보다 최소 6% 넘게 인하돼야 한다.
농림수산성의 지난 5∼11일 조사에서 전국 슈퍼의 5㎏짜리 평균 가격은 1년 전의 2배인 4268엔(약 4만845원)이었다. 따라서 3999엔 이하로 떨어지려면 이만큼 인하는 필수적이다.
이시바 총리는 쌀 정책 방향을 증산으로 바꿔야 한다는 야당 의원 주장에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오랫동안 쌀 생산량 증가 억제 정책을 펴왔으며 현재도 쌀 농가가 보리나 대두, 사료용 쌀로 작물을 전환하면 보조금을 주고 있다.
그는 고이즈미 신지로 신임 농림수산상에게 정부 비축미 방출 방식을 일반 입찰 대신 수의 계약을 검토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부터 비축미를 일반 경쟁 입찰 방식으로 방출했으나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JA전농)이 대부분을 낙찰받은 뒤 실제 소매 단계까지는 거의 공급되지 않아 문제로 지적돼왔다.
비축미 방출이 경쟁 입찰에서 수의계약 방식으로 바뀌면 정부가 희망하는 업체를 선택해 비교적 낮은 가격대에 쌀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소매가격이 지금의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전날 취임 기자회견에서 “쌀값 급등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 며 “10만톤 이라는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수요가 있으면 무제한으로 방출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당초 5월부터 7월까지 매월 10만 톤씩 비축미를 방출할 계획이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또 “중요한 것은 조직이나 단체에 아부하지 않고 소비자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이라며 쌀 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일본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 등 이해단체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과거 자민당 농림부회장을 역임하면서 일본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의 개혁에 앞장섰던 경험이 있다.
일본의 쌀값 급등 문제는 오는 6월 도쿄도의회 선거와 7월 참의원 선거 향방에 직결되는 중대 사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닛케이는 “총리 주변에서 정권의 향방은 (관세 협상을 앞두고 있는) 미국과 쌀값에 달렸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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