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10.01 13:49:36
달러 지위 약화·인플레 우려 등 원인 리스크 분산 차원 다양한 방법 주목 ETF·골드뱅킹 등에 뭉칫돈 몰려 증권가 “금값 상승세 장기화 예상”
금값이 또 다시 연내 최고치를 경신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金)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 실물 보유 외 인플레이션 헤지 및 리스크 분산을 고려한 다양한 금 투자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1일 KRX(한국거래소) 금시장에 따르면 국내 금 시세는 지난 9월 한 달 동안 24.23% 뛰었다. 지난달 말 금값은 비상계엄사태와 미국 대선 등 대내외 리스크가 극에 달했던 연초 보다도 51.29% 증가했다.
올해 금값이 급등한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 연방 정부의 높은 부채,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 달러가 국제 준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점 등이 꼽힌다.
옥지희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주 초 달러 약세와 러·우 전쟁발 안전 자산 수요 증가에 랠리가 시작됐으며, 주요 연준 인사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져 상승세가 연장됐다“며 ”이후 파월 의장이 물가 우려를 놓지 않는 등 신중한 스탠스를 보이자 조정받았으나 금요일 8월 PCE 물가지수가 예상치에 부합하자 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나면서 귀금속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금 시세 상승기에 효과적인 투자법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금 투자가 안전자산, 유동성, 효율성 3박자를 갖춘 대안으로 떠올랐다. ETF는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와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환헤지 상품으로 매력적이란 평이 따른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국내 금 관련 대표 ETF에 한 달간 유입된 자금은 각각 ▲ACE KRX금현물 3257억원 ▲TIGER KRX금현물 2291억원 ▲KODEX 골드선물282억원 ▲TIGER 골드선물 171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이 상품들의 수익률은 각각 ▲ACE KRX금현물 20.78% ▲TIGER KRX금현물 21.15% ▲KODEX 골드선물 9.56% ▲TIGER 골드선물 9.58%다.
‘골드뱅킹’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골드뱅킹은 금 시세에 연동된 g(그램) 단위의 잔액을 계좌에 보유하는 상품이다. 은행 앱 내에서 금 통장을 개설하면 실시간 금 시세에 따라 0.01g 단위부터 매수가 가능하다. 골드뱅킹을 운영 중인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2023년부터 5000억∼6000억원대를 유지하다, 올해 3월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증권가에선 금 시세 상승 기조가 장기화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분절화 심화에 따른 중앙은행 금 매수세, 금융억압 정책 부작용 헤지를 위한 금 매수세가 이어지는 한 금 가격의 상승세는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중국, 터키 중앙은행은 탈달러화 움직임의 일환으로 금 매입을 이어갈 것이고, 여타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보유자산 다변화 차원에서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미 달러 약세,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등 매크로·금융시장 여건도 금 가격에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새로운 금 매장지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채굴 비용은 인건비, 환경 규제 등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해 금 공급량은 구조적으로 제한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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