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9.23 09:02:33
‘바람의 손자’도 지진은 무섭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리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호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테러가 난 줄 알았다”며 새벽에 지진을 경험한 소감을 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현지시간으로 22일 새벽 3시경 샌프란시스코만 건너편 버클리 동남동쪽에서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도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진원지가 도시와 가까웠던 만큼 샌프란시스코와 인근 지역 주민 대부분이 진동을 느꼈다.
‘AP’에 따르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가게의 유리창이 깨지거나 선반이 떨어지고 대중교통이 지연되는 등 일부 피해가 보고됐다.
이정후는 “‘쾅’소리가 나면서 흔들렸기에 처음에는 ‘테러가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혹시 테러라면 위험할 수도 있어서 걱정됐는데 바로 재난 문자가 와서 지진인 것을 알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가 지진을 경험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어머니 말로는 일본에서 살 때 지진을 경험했다는데 어렸을 때라 기억은 나지 않는다. 고등학교 때 대만으로 전지훈련을 가서 지진을 경험했었다”며 지진에 관한 경험을 털어놨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있다보니 금방 지진인 것을 알았지만, 이번에는 혼자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흔들림을 경험해서 당황한 모습.
한편, 이정후는 이날 시리즈 첫 경기 휴식 차원에서 선발 제외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엘리엇 라모스(좌익수) 라파엘 데버스(1루수) 윌리 아다메스(유격수) 맷 채프먼(3루수) 브라이스 엘드리지(지명타자) 케이시 슈미트(2루수) 패트릭 베일리(포수) 제라르 엔카르나시온(우익수) 드류 길버트(중견수)의 라인업을 예고했다.
밥 멜빈 감독은 “다음 시리즈에도 휴식을 주려고 한다. 매 번 휴식을 줄 때마다 다음날 재충전이 되는 모습이다. 시즌 막판에 약간은 더 자주 휴식을 주고 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할 생각”이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이정후는 “휴식을 가지면 재정비할 기회도 생기고 ‘한 경기 쉬었으니까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갖기 마련이다. 그런 측면에서 그렇게 보신 거 같다”며 자기 생각을 전했다.
그는 “휴식은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었다. 시즌 막판에 와서 조금 더 휴식이 많아지고 있는데 내 입장에서는 상황에 맞게끔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결과가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지만 거기에 맞추는 것은 선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즌 막판 잦아지고 있는 휴식에 대해 말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홈 6연전을 남겨놓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현재 77승 79패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6위에 머물러 있다. 3위 그룹인 신시내티 레즈, 뉴욕 메츠와는 3게임 차다. 현재로서는 진출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이 사실.
이정후는 “턱밑까지 갔었는데 일주일 만에 상황이 이렇게 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아직 상황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고 우리가 6연승하고 다른 팀이 1승 5패 하면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끝까지 해볼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