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서른 번째 대회를 여는 대회가 하나둘이 아니다. 한국 대회로는 GS칼텍스배가 있다. 세계 대회로는 LG배에 이어 삼성화재배가 줄을 잇는다. GS칼텍스배에서는 영화 '승부'와 같은 조훈현과 이창호가 싸운 결승전은 없었다. 가장 높이 준결승에서 두 차례 겨루어 1대1을 이뤘다. 1회 대회 결승에 올라간 조훈현은 준우승에 머물렀다. 결승에 올라가면 늘 이겼던 이창호는 여섯 번째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올해 여섯 번째 우승을 하는 사람을 볼 수 있을까. 이창호가 본선에 오르지 못한 지금 그 일을 해낼 후보로는 신진서뿐이다.
LG배 역사에서 이창호는 가장 많은 네 차례의 우승을 했다. 세 차례 우승했던 신진서는 지난주 16강에서 떨어졌다. 박정환이 얼마 만에 신진서를 이겼나. 2년 넘게 17번을 연달아 지고 난 뒤 처음이다. 8강에 오른 신민준은 두 번째 우승을, 변상일은 아직 한 차례도 나오지 않은 2연속 우승을 바라본다.
백40에 끊으니 거의 이긴 것 아닌가. 흑41에 둬 살아야 했다. 42에 막으니 위쪽 흑 대마가 한눈팔 겨를 없이 살아야 했다. 백54로는 <참고도> 1에 먼저 두는 것이 나았다. 흑2, 4로 살 때 백5에 막아 이쪽 흑을 잡는다. 실전 흐름으로 집 차이가 줄어들었다. 흑55로 집이 늘어났고 백56에 두는 바람에 왼쪽 흑 여섯 점이 사는 수가 생겼다. 흑이 57에 끊고 59에 이으니 가운데 백은 당장 살아야 한다.
[김영환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