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04 11:59:31
최근 큐스쿨서 전체1위로 1부투어行, 1부투어, 팀리그 활약하다, 22/23시즌 2부 강등, 3부 추락도
“1부에서 강등되고, 팀리그에서도 자리를 잃은 뒤 많은 시간을 방황했습니다. 생계때문에 당구에 100% 집중하진 못했지만, 발목을 잡았던 부분에 대한 해법을 찾았습니다. 한층 발전된 경기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얼마전 마무리 된 2025 PBA큐스쿨에선 27명이 1부투어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합격자 명단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역시 김병호(하나카드하나페이)와 김임권(웰컴저축은행웰컴피닉스)이었다. 명단 맨 윗줄에도 익숙한 이름이 자리했다. 문성원(49)이다.
그는 과거 PBA 1부투어서 활약했고, 21/22시즌엔 TS샴푸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팀리그를 누비기도 했다.
그러나 21/22시즌 개인투어서 부진을 반복, 2부투어 강등과 함께 팀리그 자격까지 상실했다. 이후 3부투어(챌린지투어)까지 내려갔다가 24/25시즌 2부로 올라섰고, 이번 큐스쿨을 통해 4시즌만에 다시 1부투어 무대를 밟게 됐다. 그에게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4시즌 만의 1부투어 복귀를 앞둔 문성원 얘기를 들어봤다.
▲오랜만에 1부투어에 복귀했다. 소감이 어떤지.
=당연히 기쁘지만 이미 예전에 두 시즌이나 뛰어봐서인지 큰 설렘은 없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2022년 초 강등 이후 세 시즌 동안 1부 복귀에 실패했다. 그 동안 어떤 일이 있었나.
=강등과 함께 팀리그에서도 입지를 잃으며 많은 시간 방황했다. 당구 선수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당구레슨과 함께 주로 일용직을 전전하며 생활했다. 당구 연습에 할애할 시간이 부족하니 성적이 안 나오는 건 당연했다.
▲1부투어 첫 2시즌 동안 랭킹 29~30위로 준수하게 활약하다 3번째 시즌 들어 급격히 고전했다. 무엇이 발목을 잡은 건지.
=되돌아보면 팀리그 영향이 컸다. 팀리그를 치를 때면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내 경기력으로 인해 팀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가 너무 부담스러웠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며 자존감이 낮아졌고, 멘탈이 흔들려 개인투어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좋은 찬스가 와도 팔이 떨리고 긴장이 많이 됐다. 미스가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평소 구장서 경기할 때 애버리지와 투어 때 애버리지 격차가 꽤 크다.
▲이번 큐스쿨을 전체 1위로 통과했다. 특히 유일하게 2점대(2.182) 대회 애버리지를 기록했을 정도로 경기력이 좋았는데.
=생활 패턴은 항상 같았다. 하루 절반은 생업을 해야 해서 당구를 많이 못 쳤다. 그러다 이번 큐스쿨을 한 주 앞두고 집중훈련을 했다. 일주일 동안 하루 11~12시간씩 연습했다. 그래도 큰 기대는 안했는데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
▲꽤 오랫동안 1부투어 승격에 실패했고, 선수생활에 집중할 수 없었다면 선수생활 은퇴에 대한 고민도 해봤을 것 같은데.
=그런 고민은 전혀 없었다. 100% 집중하지 못할 뿐이지, 절대 당구 자체를 놓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내가 제일 잘 하는 건 당구라고 생각하고 있고, 당구가 너무 좋기도 하다.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제 1부투어에 승격했으니 선수로서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생업은 어떻게 병행할 건지.
=여태 그래왔듯, 생업은 내게 중요한 요소다. 현실적으로 당구에만 몰입하는 건 무모하다. 좀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오전에 더 일찍 일어나 꾸준히 연습하고, 오후 늦게부터는 일을 나가는 방식으로 생활해야 할 것 같다.
▲지난 3년 동안 1부투어 선수층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오랜만에 밟는 1부 무대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지.
=조금의 두려움도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큰 불안감은 없다. 그 동안 연습은 많이 못했지만 당구에 대한 공부는 계속 해왔다. 발전이 있었고, 공 앞에서 더 이상 떨지도 않는다.
▲4시즌만에 복귀한 1부투어에서의 목표는.
=목표는 크게 잡으라고 했다. 투어수도 많은 만큼, 목표는 우승으로 잡겠다. 물론 이를 위해선 매 경기를 소중한 기회라 생각하고, 절대 놓치지 않게 집중하는 절실한 마인드가 필요할 것 같다.
▲당구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그 동안 당구를 잘 못 쳐도 응원해주고, 지켜봐 준 팬들께 너무 감사하다. 이제는 떨지 않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더 열심히 노력해 반드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드릴 테니, 좀 더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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