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28 07:40:00
“볼넷만 안 주면 된다. 좋은 구종 가치를 가지고 있다.”
최근 만났던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말이었다. 송승기를 두고 한 이야기였다.
2021년 2차 9라운드 전체 87번으로 LG의 부름을 받은 송승기는 안정적인 제구가 강점으로 꼽히는 좌완투수다. 많은 잠재력을 지녔다 평가받았지만, 사실 올해 전까지 1군에서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2023년까지 1군 통산 8경기(9.1이닝)에 출전했으나, 1패 평균자책점 4.82에 그쳤으며, 그해 중반 상무에 입단했다.
이후 절치부심한 송승기는 지난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2군)리그 20경기에 출격해 11승 4패 평균자책점 2.41 탈삼진 121개를 기록했다. 남부리그 평균자책점 및 다승왕 타이틀이 따라왔으며, 탈삼진 역시 남부리그 1위였다.
올해에도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개막 전 5선발로 낙점받았으며, 최근 연일 쾌투 중이다. 28일 기준 5경기(28.2이닝)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51을 작성했다. 지난 23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는 6이닝 무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LG의 3-0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사령탑도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24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만난 염경엽 감독은 “송승기는 볼넷만 안 주면 된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가 굉장히 좋다. 체인지업, 포크볼도 던진다. 포크볼 잘 되는 날은 포크볼 던지면 되고 어제 같이 체인지업 잘 되면 체인지업 던지면 된다. 커브도 괜찮을 때 각이 좋다. 위로 가서 그렇지 낮게 들어가면 타자들이 다 속을 수 있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좋은 구종 가치를 가지고 있다. 볼넷 줄이는 날은 잘 던지는 날이라 보시면 된다”며 “본인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줄이려고 매우 노력한다. 결국 경험이 쌓여야 준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송)승기에게는 발전, 성장하는 투구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LG는 ‘절대 1강’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2연패에 빠져 있지만, 20승 9패를 기록, 단독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송승기와 더불어 요니 치리노스, 임찬규, 손주영 등으로 꾸려진 강력한 선발진이 그 원동력이다.
특히 이미 손주영이 있는 LG는 송승기의 성장으로 수준급 좌완 투수를 두 명을 보유하게 됐다. 2017년 2차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LG에 지명된 손주영은 통산 56경기에 나서 14승 17패 1홀드 평균자책점 4.72를 써냈다. 지난해 9승 10패 평균자책점 3.79를 올렸으며, 올해에도 6경기(29.2이닝)에 출전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4.25를 작성 중이다.
염경엽 감독은 “(송승기가) (손)주영이 가듯이 갈 것 같다. (출발만 보면 손주영의 작년보다 송승기 올해가) 낫다. 그런데 가지고 있는 퍼포먼스는 주영이가 한 수 위다. 그래도 (송승기 역시) 5선발이 아닌 3선발 정도 된다. 주영이는 퍼포먼스 터지면 1선발 급이다. 승기는 3선발급은 되는 투수다. 국내 1선발은 될 수 있다. 본인이 타고 난 것들”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과연 송승기는 사령탑의 바람처럼 앞으로도 더 성장해 LG의 선발진을 굳게 지킬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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