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1.02 08:51:15
지난해 8월 하노이오픈 성공 개최, ‘레전드’ 산체스 첫 정상, 김가영 우승 등 스토리 풍성
24/25시즌 프로당구협회(PBA)는 글로벌투어 첫 걸음을 뗐다. 지난해 8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올 시즌 3차전(에스와이바자르 하노이오픈)을 개최, 사상 처음으로 국외에서 투어를 열었다. 특히 베트남 공영 방송사 VTVcab이 중계 방송사로 합류했다. 베트남에서 활약 중인 선수가 대회에 참가해 PBA 스타와 자웅을 겨뤘다.
스토리도 충분했다. ‘스페인 레전드’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가 PBA 진출 이후 12번 도전 끝에 첫 우승을 달성했다. 여자부 LPBA에서는 김가영이 시즌 첫 승을 기록, 이후 5개 대회 연속 우승 대업을 이루는 데 디딤돌이 됐다.
새해 PBA는 글로벌 투어의 입지, 역량 강화를 그리고 있다. PBA 관계자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매 시즌 베트남투어를 지속한단다. 첫 대회를 치른 하노이뿐 아니라 호치민 등 다른 지역 개최도 추진 중이다. 호치민은 앞서 세계캐롬연맹(UMB) 3쿠션월드컵을 여러 번 유치한 적 있다. 3쿠션 인프라가 하노이보다 나은 편이다.
이 밖에 국내 프로 무대에서 활동 중인 선수의 국가(튀르키예, 벨기에, 스페인 등)에서도 투어 개최를 구상 중이다.
이런 기조는 애초 프로당구의 벤치마킹 대상이던 국내 프로골프와 궤를 같이한다. 프로골프는 일찌감치 아시아 각국과 협력을 통해 대회 개최 확대에 힘써왔다. 아시아권의 중심이 되면서 경제규모 확대를 통해 세계적인 투어로 키우는 게 목적이다.
PBA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당구 인프라를 지닌 국내 시장을 분석한 끝에 출범했다. ‘PBA 글로벌화’는 시작부터 설계된 전략이다. 앞으로 외국 선수의 PBA 투어 참가를 늘리고 중계권 판매 등을 통해 전체 규모를 늘리는 게 주 목적이다.
PBA의 또다른 비전 중 하나는 프로스포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팀리그의 지방 개최다. 이번 시즌 이미 지난해 11월 광명에서 4라운드를 연 적 있다. 다른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시즌 PBA가 국내를 넘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며 글로벌화의 초석을 다질지 지켜볼 일이다. [김용일 칼럼니스트/스포츠서울 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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