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면·도남동 일원에 1조 1400억 민관 투자 잰걸음 거제·남해·하동까지 대형 관광거점 본격 추진
경남 통영 복합해양리조트 조감도.
경남도는 민선 8기 들어 '남해안 관광'을 미래형 전략산업으로 육성해 왔다.
경남도가 제시한 남해안 관광의 비전은 단순히 관광산업 규모를 키우는 경제적 논리에 머물지 않는다. 남해안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대응하는 새로운 경제권을 조성하는 게 큰 그림이다.
섬과 리아스식 해안이 빚어내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국제 해양문화관광업을 육성하고, 사천의 우주항공클러스터, 창원의 방위·원전 산업, 거제의 조선업 등 첨단 산업이 집적화되면서 남해안이 '경제수도'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경남도의 이러한 구상은 최근 들어 중앙정부의 주요 사업과 긴밀히 연계되면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경남도가 내세운 남해안 관광 활성화 전략은 크게 인프라 구축, 교통망 정비, 콘텐츠 개발, 지원 체계 마련 등 네 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통영이 최근 전국 최초로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공모사업에 선정된 일이다.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해양레저 관광 잠재력이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민간투자와 재정 지원을 결합해 '한국형 칸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도는 민선 8기가 출범한 이후 남해안 전역을 세계적 해양관광벨트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세우고, 이를 핵심 프로젝트로 삼아 전략적으로 준비해 왔다.
통영은 한산대첩으로 상징되는 이순신 장군의 역사적 유산과 윤이상·박경리 등 세계적 문화예술인의 발자취, 그리고 570여 개 섬이 어우러진 천혜의 경관을 갖춘 해양관광지다. 이번 선정으로 도산면과 도남동 일원에 총 1조1400억원 규모 민관 투자가 본격화된다. 특히 도산면 일대는 2024년 12월 국내 최초로 관광 분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돼 이미 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약 8000억원을 투입해 1070실 규모 고급 숙박시설과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친환경 문화예술지구를 조성할 계획이다.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가 더해져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도남동 지역에도 금호리조트가 약 1400억원 규모 신규 리조트를 건설하고, 2000억원을 투입해 해양복합터미널, 미디어아트 수상공연장, 마린하버풀, D-아일랜드 570, 육상 요트계류시설 등을 마련한다. 사업이 본격화되면 연간 254만명의 신규 관광객이 찾아오고, 3200억원 규모 소비 지출과 2400명 이상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제 남부관광단지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업은 2031년까지 남부면 탑포리와 동부면 율포리 일원 370만㎡에 해양휴양시설과 호텔, 생태체험장, 대중형 골프장 등을 갖춘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남해와 하동에서도 대형 관광거점 사업이 잇달아 추진되고 있다. 남해 창선면에는 세계적 브랜드를 보유한 신라모노그램 리조트가 197실 규모로 건립 중이고, 남면 일대에는 해양 경관자원을 활용한 지중해풍 생태환경관광지구가 들어선다. 하동군 금남면과 진교면에는 호텔과 골프장, 해양레포츠센터를 갖춘 해양관광단지가 추진돼 섬과 해안, 산악을 아우르는 체류형 관광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남해안 관광거점 사업은 단순히 관광산업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며 "산업과 관광, 문화와 생활을 잇는 종합 프로젝트로 장기적으로는 수도권에 대응하는 남해안 경제권의 중심축을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