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10.01 21:01:36
청약시장도 양극화 전국 17대 단지 1순위 청약 광명 ‘철산역 자이’ 38대1 부산 해운대·사직도 흥행 울산역 폴리시아 아이유쉘 355가구 모집에 5건 접수
주간 기준 올해 최대 규모의 아파트 청약이 진행됐지만 입지와 미래 가치에 따라 성적이 엇갈리는 ‘옥석 가리기’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 핵심 지역, 일부 지방 대도시 단지로만 수요가 쏠리는 양극화가 심화하며 정부의 주택 공급대책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됐다.
1일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전국 803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1순위 청약에 총 3만6165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4.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청약은 주간 기준 올해 최대 규모의 분양 물량인 데다 정부의 9·7 공급대책 발표 이후 도래한 본격적인 분양 성수기 물량으로 주목받았다. 추석 연휴 이후 청약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기도 했다.
전체 경쟁률은 선방한 것으로 보이지만 단지별 성적표를 보면 입지와 상품성에 따라 수요자들의 선택은 극명하게 갈렸다. 성공적인 분양 단지들은 높은 분양가에 대한 우려를 이겨내고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 광명시에 들어서는 ‘철산역 자이’는 3.3㎡당 4250만원이라는 지역 최고 수준의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1순위 313가구 모집에 1만1880명이 몰리며 평균 3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분양한 인근 단지보다 3억원 가까이 비쌌지만 서울 지하철 7호선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어 서울 강남 등 주요 업무지역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 수요자들을 끌어모았다는 평가다.
이번 주 유일한 서울 분양지였던 중랑구 ‘상봉센트럴 아이파크’ 역시 113가구 모집에 1328명이 신청해 평균 11.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3억원대로 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웠음에도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 마감했다.
특히 최근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서 서울 주요 지역 공급 계획이 부족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서울에 대규모 공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서울 신축’의 희소성이 주목받은 것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상봉센트럴 아이파크 청약 결과를 보면 이제 수요자들이 서울 외곽에서도 전용 84㎡ 가격이 14억~15억원까지 오를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같은 지역 내에서도 입지에 따라 청약 결과가 갈렸다. 부산 초역세권 아파트로 주목받았던 ‘베뉴브 해운대’는 415가구 모집에 8781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21.2대1을 기록했다. 59㎡ A형 11가구 청약에는 기타지역 신청자 269명을 제외하고도 1952명이 참여해 177.5대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2구역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 벡스코역과 지하로 연결된다.
부산 인기 주거지역인 사직동에 공급되는 ‘힐스테이트 사직아시아드’ 역시 전날 1순위 청약에서 17.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동시에 진행된 ‘힐스테이트 가야 1·2단지 청약은 대규모 미달을 기록했다. 같은 힐스테이트 브랜드 단지임에도 입지에 따라 성적이 엇갈린 것이다.
울산에서도 고급 주거지로 꼽혔던 한화케미칼 사택 용지에 공급되는 ‘한화포레나 울산무거’가 두 자릿수 가까운 경쟁률을 보인 것과 달리 ‘울산역 폴리시아 아이유쉘’은 355가구 모집에 단 5건만 접수됐다. 충남 아산시에서도 ‘아산탕정 동일하이빌 파크레인’은 1순위 마감에 성공했지만 ‘아산모종 서한이다음 노블리스’는 미달을 피하지 못했다.
한편 부동산 시장 분석 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추석 연휴 이후 연말까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만 3만5098가구 규모의 아파트 일반분양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올 상반기 6개월간 수도권에 공급된 2만3000여 가구보다 40% 이상 많은 수준이다.
추석 연휴 이후 서울 서초동 ‘아크로 드 서초’와 광명시 ‘힐스테이트 광명’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단지들의 청약이 대기 중이지만 옥석 가리기와 양극화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박 대표는 “정부 공급대책에 대한 실망감이 서울 혹은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분양 단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