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CEO, 삼성·SK와 조인트벤처 세워 협력 올트먼 "韓제조업 AI에 꼭 필요" 李 "모범적 테스트베드 될 것" 대통령실 "구글과도 협력논의"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왼쪽)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접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하정우 대통령실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도 브리핑에 참석했다. 김호영 기자
한국을 방문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삼성그룹·SK그룹과 함께 경북 포항과 전남에 각각 인공지능(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AI 글로벌 3강 정책에 탄력이 붙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올트먼 CEO를 접견하고 오픈AI가 주도하는 AI 인프라스트럭처 개발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와 한국 정부·기업과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AI 테스트베드(실험대)가 될 것이다. 한국만 한 곳이 없다"고 말하자 올트먼 CEO는 "한국의 세계 최고 제조업 베이스는 AI에 필수적인 산업 기반"이라고 답했다. 올트먼 CEO는 이어 "과장이 아니라 한국 없이는 AI를 발전시킬 수 없다"며 "한국과 함께 엄청난 성공 스토리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접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동석했다. 올트먼 CEO는 "삼성과 SK는 정말 특별한 파트너고 AI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 데 이 두 회사와의 파트너십이 너무나 중요하다"며 "실리콘밸리에는 'Singularity is memory(특이점은 메모리칩에 달려 있다)'라는 말이 있다"고 소개했다. AI 산업 발전이 반도체에 달려 있다는 의미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협력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로 해석된다.
또 올트먼 CEO는 "한국에서 받은 중요한 파트너십의 좋은 결과를 꼭 한국에 되돌려주고 싶다"고도 했다.
스타게이트는 삼성, SK와 각각 조인트벤처(JV)를 세워 이번 데이터센터 건설에 나설 예정이다. 일단 각각 20메가와트(㎿) 규모로 건설되지만 향후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0㎿ 규모 데이터센터는 거대 단위 프로젝트는 아니다"면서도 "스타게이트의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를 볼 때 한국에 상당히 큰 데이터센터들이 자리 잡길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6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울산에 SK와 함께 총 7조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로 한 데 이어 오픈AI까지 한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을 결정한 배경으로 한국 제조업 생태계와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업의 존재를 꼽았다.
김 실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두 회사가 AI 산업 생태계에서 너무나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며 "(AI 기업들은) 제조업 AI를 미래의 큰 수요(시장)로 보고 있는데 제조업 생태계를 아주 두껍게 갖춘 한국의 강점에 주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어 "오늘 대한민국의 두 기업과 오픈AI의 협약, 대통령실에서 1시간가량 이어진 환담은 월드 이벤트라고 본다"며 "글로벌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꼭 있어야 할 메모리에 관한 발표가 오늘 이뤄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구글도 국내 기업들과 함께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한국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AI 관련 정책에 동감하면서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경험이 우리의 자산이 되면서 소버린 AI(국가 주도 AI) 역량을 강화할 계기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주 뉴욕을 방문했을 당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을 만나 한국 AI 산업에 투자할 것을 약속받았다. 블랙록이 한국 AI 산업에 투자할 규모는 수십조 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픈AI와의 협업까지 성사되면서 이재명 정부의 핵심 산업 정책인 AI 육성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국가 차원의 투자, 인재 육성, 규제 혁신 등 전방위 지원을 펼치고 있다. 150조원 규모 민관 합동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이 중 30조원을 AI 산업에 투자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