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이 단기상용 비자(B-1)를 받으면 미국 현지에서 해외 구매 장비의 설치·점검·보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미 양국이 재확인했다. 또 한미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만으로도 미국에서 B-1 비자 소지자와 동일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분명히 했다. 아울러 주한미국대사관에 한국 기업의 비자 심사 등을 맡을 '코리안 데스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집단 구금 사태를 계기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상용방문 및 비자 워킹그룹'을 공식 출범하고 1차 협의를 거쳐 이 같은 합의 결과를 도출했다.
한국에선 외교부·산업통상부·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가, 미국에선 국무부·국토안보부·상무부·노동부 당국자가 회의에 참석했다.
미국 측은 B-1 비자 및 ESTA에 대한 합의 내용을 조만간 관련 대외 창구를 통해 공지하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이번 한미 양국 합의는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대규모 구금 사태 이후 27일 만에 내놓은 1호 비자 제도 개선 조치다. 앞으로 한국 기업 근로자들이 미국에서 ESTA와 B-1 비자로 기본적인 비즈니스 활동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일단 대미 투자의 숨통은 트였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의 미국 출장과 대미 투자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비자 문제로 해외 출장을 자제했거나 신규 설비 투자·건설이 지체된 기업들이 북미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 구금 사태를 겪었던 LG에너지솔루션은 1일 "정부의 신속한 지원에 감사하며 이번 양국 간 합의에 따라 미국 내 공장 건설과 운영 정상화를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상준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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