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0 20:38:33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공공기관 개혁보다는 큰 틀에서 정부 효율화를 먼저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얼마나 작아야 하는지’에 대해선 시각차를 보인다. 국민의힘은 부처 역할 조정·개편을 통한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선 출마 직전까지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구상에 따른 것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김 후보는 최근 내놓은 10대 공약에서 전 부처와 17개 시도, 주요 공공기관 등에 감사원 소속 감사관을 파견해 비효율을 걷어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기관장 눈치 보기, 제 식구 봐주기, 솜방망이 면피용 감사 등을 근절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아예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공수처의 무리한 수사로 인한 사법 체계 혼란을 해소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수사권은 검찰과 경찰로 각각 이관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부처 개편은 환경부를 기후환경부로 개편해 기후재난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와 기후재난 통합조정권 기능을 조정해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여성가족부 개편도 내부에서 논의 중이다. 일단 청년·가족의 의미를 키워 인구청년가족부 혹은 미래청년가족부 등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향으로 알려졌다. 기존 여가부 폐지보다는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했던 인구부 신설을 포함해서 개편한다는 복안이다.
김 후보는 경선 당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기본적으로 작은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 특히 효율성 측면에서 정부 부처의 낭비를 줄여야 한다”며 “다만 무조건적 부처 폐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여가부는 인구 측면을 더해 인구가족여성부, 이런 방식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개혁은 저항이 반드시 일어나는데, 그 저항을 적게 하는 것이 이른바 잘하는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부처 통폐합을 내걸었다. 통일부를 폐지해 외교부와 업무를 통합하고 여가부를 폐지해 해당 업무를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로 이관하는 등 19개 중앙부처를 13개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공수처는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기획재정부에서 예산기획 기능을 분리해 국무총리실 산하 ‘예산기획실’로 옮기고 기재부는 ‘재정경제부로’ 바꾸겠다는 구상은 더불어민주당과 유사하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 통합도 공약에 들어 있다.
중앙정부 권한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 넘기는 분권 방안도 내놨다. 국세인 법인세의 30%를 지방세로 전환해 지자체에 세율 결정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최저임금 역시 지자체가 기본 최저임금의 30% 범위에서 가감할 수 있도록 하는 공약도 포함됐다.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은 본사 이전만으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지역 특성과 연계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개혁신당 측은 “이준석 후보는 슬림한 정부를 만들어 국민 세금을 아끼고 극강의 효율성을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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