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25 08:30:00
김현종 민주당 통상안보 TF 단장 [V메이커스-21]
이 전 대표와 수십차례 보고서 주고 받아
지난 대선에서 李 공개 지지 선언하기도
‘강경 성향 불도저 스타일 통상 전문가’ 평가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역할 축소를 요구하는 가운데, 김현종 민주당 통상안보 태스크포스(TF) 단장의 존재감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월 이재명 전 대표의 제안으로 민주당에 입당한 김 단장은 외교안보보좌관에 임명된 데 이어, 이달 18일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통상안보 TF’ 단장을 맡았다.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위원, 외교통상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주요 직책을 역임한 대표적 통상 전문가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민주당과 관계를 맺은 그는 한 인터뷰에서 “스위스 WTO 근무 시절, 당선자 신분이던 노 전 대통령의 연락을 받고 처음 만났을 때, 그의 직관적이고 본능적인 애국심과 역사에 대한 통찰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2004-2007년)으로서 한미 FTA 협상을 주도했고, 협상 타결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보수 진영의 영입 제안도 “두 임금을 섬길 수는 없다”며 거절한 일화가 전해진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통상교섭본부장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내며, 트럼프 1기 당시 철강 관세 부과에 대응한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이끌었다.
당시 협상을 주도했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후 자신의 책에서 “김현종 본부장은 엄격한 관리자였으며, 자신의 팀원이 24시간 내내 일하기를 원했다”라며 “(김현종은) 누구보다 미국 스포츠에 정통했으며, 페르소나는 뉴요커를 닮았다. 나는 그가 좋았다”라고 회상했다.
김현종 단장도 이후 유튜브방송 등에서 “협상 회의장에 들어가기 전에 화장실에 갔더니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 있었다”며 “미국 야구 얘기를 나누다 라이트하이저가 ‘70년대 초에 20승 이상을 거둔 투수 3명이 있었다’고 하기에 ‘팩트 체크 좀 하고 질문해라. 3명이 아니라 4명이다’라고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고 이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협상을 위해서는 외교관의 영어 소통 능력 외에도 (스포츠 등) 진짜 미국식 영어를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이 일화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에서 김 단장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당시 이 후보를 직접 만나기 전부터 “이재명 후보는 양복 입은 글래디에이터”라며 “지금은 약속을 실행하고 결과를 내는 지도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가 당대표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영입한 후 김 단장은 이 전 대표와 30차례 넘게 보고서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 대선을 약 6개월 앞두고 미국을 돌며 트럼프의 ‘쉐도우 캐비닛’ 인사들과 접촉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 단장은 차기 정부의 외교부 장관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일한 사람들 사이에 ‘호불호’가 있어 평가는 엇갈린다. “불도저 스타일의 실무형 브레인”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위험 요소가 많은 인물”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공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