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30 11:25:14
스마일게이트, 프랑스 샌드폴인터랙티브 개발진 서면 인터뷰 공개
지난 24일 출시된 턴제 RPG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가 인기를 끌고 있다. 메타크리틱 기준 전문가 평점 92점, 이용자 평점 9.7점 등 호평을 받고 있는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는 턴제 전투에 단순 QTE(퀵타임 이벤트) 요소를 더한 것을 넘어 패링, 회피, 점프 등 실시간 요소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 벨 에포크 시대의 느낌을 살린 환상적인 비주얼, 상실의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독특한 세계관도 매력 요소다.
이 게임의 한국 공동 퍼블리싱 파트너를 맡은 스마일게이트는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를 개발한 프랑스의 샌드폴인터랙티브와의 서면 인터뷰를 30일 공개했다.
개발진에 따르면 ‘콜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는 20세기 프랑스의 디자인 운동인 ‘아르데코’ 운동과 벨 에포크 시대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JRPG ‘페르소나’, ‘파이널 판타지’, ‘로스트 오디세이’, 액션게임 ‘세키로’ 등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또 게임 속 핵심 설정인 ‘페인트리스’는 코로나19 펜데믹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제목의 의미는 빛과 어둠 모두가 함께 존재해야 의미를 완성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계관에 영감을 준 작품은
아르데코(Art Deco) 운동은 우리가 게임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큰 영감을 줬다. 이는 ‘디스아너드’나 ‘바이오쇼크’와 같은 다른 게임에서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아르데코 스타일을 판타지 장르와 결합해 차별화된 방향으로 풀어냈다.
또 벨 에포크 시대의 아름다운 건축과 예술도 세계를 보다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로 인해 독창적인 분위기를 완성할 수 있었다.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는 JRPG인 ‘페르소나’, ‘파이널 판타지’, ‘로스트 오디세이’와 액션 게임 ‘세키로’의 전투 시스템에도 영향을 받았다. 스토리 측면에서는 프랑스 소설 ‘라 오르드 뒤 꽁뜨르방(La Horde du Contrevent)’이 세계를 탐험하는 원정대의 설정에 영감을 줬다.
▲반응형 턴제 전투 시스템은 어떻게 구상했나.
프로젝트 초기에 공격 시에는 퀵타임 이벤트나 자유 조준 메커니즘, 방어 시에는 회피와 패링 시스템을 적용하는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초기 테스트에서는 턴제 플레이어들이 실시간 요소를 어렵게 느끼기도 했지만 수차례 밸런스 조정 끝에 전략성과 반응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특히 성공적인 패링을 연속으로 이어간 후 카운터어택을 성공시킬 때의 손맛은 매우 특별하다.
▲개발팀 규모는.
몽펠리에 사무실 약 25명과 파리 소규모 사무실 5명으로 나뉘어 있다. 전체 팀 규모는 30명 이하다. 프로젝트 규모에 비하면 작은 팀이지만 언리얼엔진5의 도입 덕분에 소규모 인원으로도 과거에는 불가능했을 비전을 실현할 수 있었다.
▲전투 시스템의 난이도는 어떤 식으로 조절했나.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신규 이용자들을 배려해 ‘스토리’ 난이도 모드를 마련했다. 해당 모드에서는 적의 공격력이 낮아지고 회피와 패링 입력 시간이 넉넉하게 설정돼 초보자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다.
▲다른 턴제 RPG와의 차별점이나 매력은.
깊은 감정선을 지닌 스토리, 반응형 턴제 전투와 풍부한 캐릭터 빌딩 및 커스터마이징, 독창적이고 몰입감 넘치는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레벨 곳곳에 비밀이 숨겨져 있으며 숨겨진 ‘마임(Mime)’ 적들을 찾아 처치하면 재미있는 코스튬 아이템도 획득할 수 있다. 또 도전 과제, 추가 스토리, 독특한 보스전과 같은 다양한 사이드 콘텐츠도 준비됐다.
▲구스타브와 주요 캐릭터들의 관계는.
구스타브는 마엘의 양오빠이자 보호자다. 마엘은 ‘뤼미에르(Lumière)’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섬 밖의 세계를 탐험하고자 했으며 ‘33 원정대’에 합류한 것도 구스타브와 함께 남은 시간을 보내고 그의 곁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구스타브는 마엘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며 그녀가 원정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쌍둥이 여동생 엠마와 아카데미를 설득했습니다.
구스타브와 륀은 뤼미나 기술 연구를 함께한 동료로 임무를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아간다. 구스타브와 시엘은 10년 이상의 깊은 우정을 나누었으며 과거 프로젝트와 개인적 고난을 함께 견뎌낸 오랜 친구다.
▲숫자를 ‘33’으로 설정한 이유는.
‘33’이라는 숫자가 멋지기 때문이다. 스토리가 다루는 무거운 주제와 관련이 있다. 이 세계에서는 성숙한 성인 캐릭터들이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데 이는 개발진들의 나이대와도 맞닿아 있어 더욱 현실감 있게 접근할 수 있었다.
▲현지화 작업은.
내러티브 게임 전문 로컬라이징 회사 ‘Riotloc’과 협력했다. 특히 한국어 팀과는 스토리, 주제, 캐릭터, 톤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으며 번역 초기에 주요 용어집과 원정대 일지 번역을 통해 철학적 접근 방식을 공유하고 게임에 맞는 톤을 조정했다. 로컬라이징은 과학이 아니라 예술에 가까우며 한국어 번역팀은 원문의 감정 깊이를 충실히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전투 시스템의 매력은.
전통적인 턴제 RPG처럼 전략적으로 접근하면서도 실시간 입력과 QTE를 통해 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 방어 시에도 모든 적 공격에 대해 회피, 패링, 카운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적의 패턴을 학습하고 타이밍을 익혀 완벽한 패링과 카운터를 성공시킬 때 느끼는 보람이 특별하다. 심지어 한 번도 피해를 입지 않고 게임 전체를 클리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토리의 주제는.
실존적 위협 속에서 상실과 슬픔을 겪으며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이야기다. 또 캐릭터들 간의 관계,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통해 이러한 주제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페인트리스는 어떻게 탄생했나.
‘거대한 종말의 시계를 지닌 여성’이라는 이미지에서 출발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집단적 상실감과 무력감에서 영감을 얻었다. 당시에는 모든 것이 불가피하게 느껴졌고 이해할 수 없는 위협에 맞서는 무력감을 고민했다. 이후 스토리 담당 개발자의 단편소설 아이디어를 접목해 해당 콘셉트를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여내 최종적으로 ‘페인트리스’가 탄생했다.
▲‘클레르 옵스퀴르’의 의미는.
클레르 옵스퀴르는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라는 르네상스 회화 기법의 프랑스어 표현이다.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강렬한 초점과 감정적 깊이를 전달하는 방식이며 빛과 어둠 모두가 함께 존재해야 의미를 완성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출시 전 영화화가 결정된 이유는.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의 독창적인 비전과 설정 때문인 것 같다. 이 세계에는 아직 풀어내야 할 많은 이야기들이 남아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발전이 이루어질지 우리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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