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로봇·전기차와 같은 첨단기술 발전에 핵심 광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은 핵심 광물에 대한 단일국가 의존도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입처 다변화와 함께 재자원화·대체기술 개발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1일 MBN은 산업통상부 등의 후원으로 서울 여의도에서 '2025 핵심·전략 광물 포럼'을 열고 이같이 분석했다. 박경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희소금속센터소장은 희토류, 마그네슘, 몰리브덴, 텅스텐 등의 소재가 과도하게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전기차 구동모터의 중심 소재가 되는 영구자석에 희토류가 30% 이상 들어가는데, 중국이 이 영구자석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영구자석이나 희토류 수출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경우 한국은 구동모터를 만들지 못하고, 전기차 밸류체인이 멈출 수 있는 셈이다. 알루미늄 합금을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마그네슘, 철강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몰리브덴도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소장은 "마그네슘은 한국이 99% 이상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마그네슘 자체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마그네슘이 없으면 만들 수 없는 알루미늄 합금 시장이 150조원 정도로 큰 규모"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광물들이 미래 산업 발달과 함께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데 있다.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반도체와 방산소재를 만드는 데는 희토류, 몰리브덴 등의 광물이 반드시 필요하다. 디스플레이·내열·의료소재 역시 마찬가지다. 핵심 광물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문가들은 수입처 다변화와 함께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경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상에 나와 있는 광석을 다시 원료로 만드는 재자원화 기술은 에너지가 훨씬 덜 들어갈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 양도 최대 97%까지 절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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