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비용 등 진입장벽 낮아 6070 주도하며 시장 급성장 지역경제·대회 활성화 효과 전에 없던 신산업 탄생시켜 '신청년' 시니어 열정에 감동
3년 전 친구의 강권으로 첫 경험을 한 스포츠는 바로 파크골프였다. 하나의 짧은 채로 테니스공 크기의 묵직한 플라스틱 공을 쳐서 18개의 홀에 넣는 방식의 골프이다.
이후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스포츠의 엄청난 변화를 필자는 관심 있게 목도하고 있다. 매우 짧은 기간 동안, 파크골프는 가장 뜨겁게 부상하고 있는 인기 스포츠가 됐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고,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들을 탄생시키고 있다.
트렌드의 거대한 물결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이 새로움을 주도하는 주체가 MZ세대가 아니라 '신청년정신 시니어'들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괄목할 만한 특징은 '4무 장벽'이다. 처음으로 채를 잡은 사람도 바로 필드에서 플레이할 수 있고, 6개월이면 실력을 갖출 수 있다(무진입장벽). 힘을 많이 요구하지 않아 여성이나 고령자도 불리하지 않다(무여성장벽, 무나이장벽). 게다가 파크골프장 사용료가 극히 저렴해 재력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다(무재력장벽). 이런 이유로 개인은 물론 부부나 3대가 함께 할 수 있는 가족 행복 스포츠로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일본에서 창안된 파크골프는 한국형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일본이 지역 노인의 건강과 복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한국은 생활체육 기능을 더해 플레이어들이 점점 젊어지고 있다. 그 결과, 현재 60세 이상 플레이어는 49%이며, 40~59세는 48%로 조화를 이룬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파크골프인의 수는 매우 급격히 증가해, 현재 약 60만명으로 추정된다. 곧 인구의 절반이 50대가 된다는 점과 일반골프인이 624만명임을 상기하면, 파크골프인의 수는 언젠가 수백만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예측은 파크골프 비즈니스에 곧바로 반영되고 있다. 시장 규모가 3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측하는 파크골프 기업도 있다. 이 시장은 주로 파크골프 용품, 스크린파크골프장, 교육, 국내외 파크골프 여행, 대회, 패션 등으로 구성될 것이다.
파크골프채를 중심으로 하는 용품 시장만 해도 이미 100여 개의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하며 시장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 2024년에 173억원 매출과 20.4%의 당기순이익률을 달성한 기업(3년 전 대비 43.6%의 매출 증가)과 37억원의 매출과 10%의 당기순이익률을 실현한(3년 전 대비 116% 매출 증가) 신생 기업도 있다.
전국 각지 지자체를 중심으로 개장된 파크골프장은 올해 5월 기준 423개이며, 곧 500개를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구 군위군은 국내 최대 규모인 180홀, 충남 청양군은 108홀로 확대하며 대형화의 경쟁도 불을 뿜고 있다. 각 지자체가 연간 수십만 명의 외지 파크골프인을 유치함으로써 지역의 경제 발전 효과를 크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생겨나고 있는 스크린 파크골프장 또한 새로운 비즈니스로 급성장하고 있다.
교육과 여행을 중심으로 한 현상도 눈에 띈다. 파크골프학과를 개설한 대학도 생겨났다. 다양한 대학에서는 전문가 과정이나 최고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민간의 파크골프 소셜 클럽도 탄생된다면, 운동과 여행, 인생2막과 네트워킹을 위한 시니어들의 주축 커뮤니티로서 주목받을 것이다.
나아가 프로파크골프 대회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수백만 명에 달할 파크골프인들의 관심을 끄는 대회가 불러올 홍보 효과와 경제 효과는 크다. 메이저 스폰서와 함께하는 프로대회가 생중계되고 한국이 세계 파크골프의 중심이 되는 날도 머지않았다.
아무도 상상 못했던 이 놀랍고도 대단한 신산업을 '시니어들의 신청년적 열정'이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