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안팎 저가 치킨 불티 대형마트서 동네상점 확장 30분내 배달서비스도 장착 GS슈퍼 88치킨 완판 행렬 CU·이마트24도 판매 쑥쑥
직장인 안 모씨(40)는 올해 들어 치킨을 시켜 먹을 때 동네 슈퍼마켓과 편의점을 이용하고 있다. 한 마리에 1만원 안팎으로 프랜차이즈 치킨의 절반 이하 가격인 데다 30분 내로 배달까지 해주기 때문이다. 안씨는 "가격도 싸고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빠르게 배달도 해줘 만족스럽다"고 했다.
대형마트에서 인기몰이를 하던 1만원 미만 가성비 치킨이 이제 동네 슈퍼와 편의점까지 접수하며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이 3만원을 넘어서는 '치킨플레이션(치킨+인플레이션) 시대'에 대형마트보다 접근성이 빼어난 동네 슈퍼와 편의점이 저가 통닭 판매를 강화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빠르면 20분, 늦어도 1시간 이내에 배달되는 퀵커머스(즉시배송)를 장착해 수요를 더욱 견인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가성비 치킨 시장 주도권이 대형마트에서 슈퍼마켓과 편의점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분석한다.
22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GS더프레시가 올해 2월 선보인 '88감자치킨'은 출시된 지 3개월 만에 판매량이 9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88치킨 누적 판매량은 22만마리에 달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즉석조리(델리) 식품 중 가장 빨리 완판된다"며 "30·40대가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GS리테일 자체 집계 결과 88치킨 구매 고객은 30·40대 비중이 60%다. GS더프레시 고객 중 60% 이상인 40·50대 대비 젊은 연령층이 가성비 치킨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가성비 치킨은 편의점에서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해 12월 25일 한 마리 순살치킨 바스켓을 9900원에 출시해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순살치킨 바스켓은 출시 첫 한 달과 최근 한 달을 비교한 결과 판매량이 106.1%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마트24도 이달 9900원 전기구이 통닭을 출시해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간(5월 14~20일) 직전주보다 11%가량 판매가 늘었다"며 "냉장안주류 카테고리 매출 2위 품목"이라고 밝혔다. 세븐일레븐은 전문점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 수준의 양인 1만900원짜리 '만쿠만구치킨'을 판매하고 있고, GS25도 같은 가격으로 '뉴쏜살치킨'을 팔고 있다.
이처럼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 가성비 치킨이 인기를 끄는 것은 퀵커머스 서비스가 접목된 덕분이기도 하다.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저렴하기만 한 게 아니라 직접 가서 사야 하는 수고로움도 덜게 돼 수요가 더 쏠리는 것이다. 실제 GS더프레시 88치킨은 '우리동네GS' 앱을 통해 배달 주문이 가능하다. 편의점 CU, GS25, 세븐일레븐도 자체 앱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3사 모두 빠르면 20분, 늦어도 1시간 이내에 배달이 완료된다.
이 때문에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도 1만원 미만 치킨에 대한 배송 서비스를 검토하는 단계다. 접근성에서 슈퍼마켓과 편의점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퀵커머스로라도 승부를 봐야 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치킨 카테고리에 대한 퀵커머스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라며 "추후 확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2020년 2조1700억원에 달했던 비프랜차이즈 치킨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7000억원대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