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14 11:24:47
주요 경영진 등 한자리 모여 위기 해법 마련 성장 사업 잇달아 인수한 삼성 SK텔레콤 사태 수습 시급한 SK LG는 상반기 전략회의 따로 안 열기로
삼성과 SK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조만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 나선다.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 불확실 속 돌파구를 찾고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 방안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중으로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통상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이 한 자리에 모여 사업 부문별 업황을 점검하고 사업 계획 의견을 나누기 위해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있다. 6월은 하반기 전략을, 12월은 내년 사업 전략을 공유하는 대규모 회의다.
특히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그룹을 15억유로(한화 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삼성전자는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공조사업 등을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조단위 인수합병(M&A) 성사는 지난 2017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미래 먹거리로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을 인수한 이후 8년 만이다.
전례없는 위기 속 성장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로봇), 옥스퍼트 시멘틱 테크놀로지스(AI), 소니오(메드텍), 룬·마시모 오디오사업부(오디오·전장) 등 미래 성장 산업 관련 기업을 잇달아 인수한 바 있다.
SK그룹도 다음 달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계열사별로 추진 중인 리밸런싱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고객 가치와 정보 보호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경영전략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11월 디렉터스 서밋과 더불어 SK그룹의 주요 연례행사 중 하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경영전략회의에서도 SK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은 주요 회의의 안건이 될 전망이다.
SK그룹은 리밸런싱 작업을 위해 주요 계열사 자산 매각에 힘써왔다. SK스페셜티, SK넥실리스 박막 사업, SK오션플랜트, SK실트론, 서울공항리무진 등 매각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최근 터진 SK텔레콤 가입자식별장치(USIM·유심) 정보 유출사고로 그룹이 복합위기 상황에 직면한 것과 관련 신뢰 회복과 보안 투자 등이 중요한 화두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8일 발생한 해킹 사고 여파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가입자의 피해보상 뿐 아니라 위약금 면제가 현실화될 경우 리밸런싱 작업 전반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이달 7일 열린 SK텔레콤 일일 브리핑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하며 “안보 체계를 제대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생명의 문제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보안 문제를 그룹 경영 전략의 핵심 아젠다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실제로 SK그룹은 14일 그룹 내 계열사의 보안 리스크를 사전에 감지·차단하고 보안 역량을 강화하고자 정보보호혁신 특별위원회를 출범해 본격 활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위원장은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직접 맡고 윤풍영 SK주식회사 AX 사장이 실무를 책임지는 부위원장을 맡는다.
위원회에는 거버넌스 위원장과 SK주식회사,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전략위원회 멤버사와 SK네트웍스, SK브로드밴드, SK스퀘어 등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 멤버사가 참여한다.
LG그룹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는 구광모 회장 주재로 열던 전략보고회를 따로 열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매년 상반기에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전략보고회를, 하반기에는 경영실적과 다음 해 사업계획을 중심으로 경영진이 머리를 맞대왔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별도의 전략 보고회를 열지 않고 계열사별 전략을 실행하는 데에 보다 집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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