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원대 티셔츠 등 초가성비 오픈 14개월만에 매장 100개 3년내 500개·매출 1조 목표 블루칼라 마다않는 2030男 일 효율 높이고 개성도 뽐내
배우 재희가 워크업 남양주삼패점에서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 워크업 남양주삼패점 인스타그램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확대와 함께 워크웨어(작업복) 시장이 각광받는 가운데 워크웨어, 작업공구, 기구 등을 한곳에 모아놓은 신개념 아웃렛 매장 '워크업(Workup)'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의류뿐만 아니라 온갖 공구와 관련 용품이 다 구비돼 있어 2030 젊은 작업자들은 물론이고 일반 마니아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저렴한 워크웨어가 많아 '남자들의 다이소'라고도 불린다.
20일 워크업을 운영하는 트레이딩포스트에 따르면 워크업은 작년 2월 론칭 이후 1년2개월 만에 전국에 무려 100개 매장을 내며 고속 성장하고 있다. 이미 오는 9월까지 추가 100개 매장 개점이 예정돼 있으며, 연말께 총 230개 매장이 문을 열 전망이다.
지난달 15일에는 패션과 공업이 공존하며 핫플레이스가 된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330㎡(약 100평) 규모의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도 오픈했다. 오픈 직후부터 주변 공업사 작업자들은 물론, 평소 워크웨어를 즐겨 입는 젊은 층까지 다양한 연령대 고객이 몰려들고 있다. 방교환 트레이딩포스트 대표는 "워크업의 '업'은 영어 '업(UP)'을 뜻하기도 하지만 '일 업(業)'을 뜻하기도 한다"며 "전문가들이 일의 능률을 올릴 수 있게 돕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워크업은 3년 내 전국에 500개 매장을 여는 것이 목표다. 현재까지 매장당 평균 연 매출액이 20억원가량인 만큼 500개점 운영 시 연 매출 1조원도 거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 대표는 "매장 전개 방식은 직영이 50%, 나머지가 가맹점"이라며 "가맹보증금과 교육비 등을 별도로 책정하지 않고 본사 마진 구조를 최소화해 가맹점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워크업의 빠른 성장 배경에는 블루칼라 일자리와 워크웨어에 대한 인식 변화가 크게 자리하고 있다. 최근 젊은 층은 육체노동 위주인 '블루칼라' 일자리에 우호적인데, 전문기술을 익혀 숙련도를 쌓으면 높은 소득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에 기꺼이 블루칼라가 되고자 하는 20·30대가 늘면서 출퇴근길에 후줄근해 보이지 않도록 스타일리시한 워크웨어를 찾는 수요가 함께 늘고 있다.
특히 워크웨어는 작업 과정에서 금방 닳거나 해져 소모품처럼 반복 구매해야 하는데, 비싼 제품은 아무래도 비용 부담이 크다 보니 스타일은 물론이고 가성비까지 갖춘 워크업의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워크업 제품은 가성비가 매우 뛰어나다. 기능성 티셔츠가 5000원대, 바지가 1만원대, 워크 재킷이 2만~3만원대로 저렴하다. 워크업이 막일계의 다이소로 불리는 이유다. 특히 인기 있는 제품은 1만4900원짜리 'BSP001 카고 조거 팬츠'와 1만9800원짜리 작업용 조끼 'JK423 워킹 베스트', 1만7800원짜리 'BT016 반팔 셔츠'다. 매장 간판에 '아웃도어 아울렛'이라고 쓴 이유도 저렴한 가격을 알리기 위해서다. 방 대표는 "가장 안전한 작업복은 새로 산 작업복"이라며 "자주 교체해줘야 하기에 가격 부담이 작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울렛'이라는 표현을 써서 제품이 저렴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능성 소재에 작업 편의를 위한 각종 디테일을 갖춘 제품임에도 이처럼 저렴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 대표를 비롯한 트레이딩포스트 MD들이 전 세계를 수소문해 기능성 제품별 특화 공장을 찾아낸 덕분이다. 방 대표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아니라 일품종 대량생산을 콘셉트로 조끼면 조끼, 바지면 바지 등 특정 제품을 잘하는 특화 공장을 섭외하려 엄청난 노력을 했다"며 "초기에는 무작정 많은 물량을 주문할 수 없어 당일 결제를 통해 공장과 관계를 쌓았다"고 전했다.